[시사코리아저널 이환수 기자] 민주통합당 공천 헌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구속된 양경숙(51·구속) 씨가 자신의 직원 계좌로 수억 원 대 뭉칫돈을 송금한 사실을 포착해 돈의 사용처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양 씨 돈이 송금된 계좌주인 가운데 한 명인 노혜경 전 노사모 대표도 조만간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구속된 양 씨가 공천희망자들에게서 받은 돈은 40억 원 정돈데, 양 씨는 이 돈을 5개 계좌에 관리하고 있다 돈을 다시 잘게 나눠 수십 개 계좌로 송금했다.

현재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계좌 추적을 통해 이 돈의 흐름을 쫓고 있다.

특히 검찰은 양 씨가 라디오21 전 직원 홍 모 씨의 계좌에 수억 원대 뭉칫돈을 송금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액수가 큰 데다, 이 돈이 다시 어딘가로 빠져나갔기 때문에 검찰은 이른바 공천 로비를 위해 정치권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검찰은 직원 홍 씨 등 돈이 송금된 계좌 주인들을 불러 돈을 왜 받았는지, 또 어디에 썼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계좌 주인 가운데 한 명인 노혜경 전 노사모 대표도 조만간 소환해 구체적인 송금 명목 등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또 1차로 송금된 계좌에서 다시 돈이 빠져나간 2차 계좌들을 추려 추적하고 있다.

대검 중수부 관계자는 시사코리아저널과의 전화에서 “이르면 이번 주말쯤 계좌추적이 끝나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구속된 사람은 양 씨와, 양 씨에게 돈을 준 서울 모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이 모 씨, 세무법인 대표 이 모 씨, 부산지역 건설시행사 대표 정 모 씨 등 모두 4명이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구속기간 연장을 신청해 보강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양 씨가 지난 4·11 총선 직전인 3월 민주당에 송금한 6000만 원의 내역이 위조된 것으로 전해져 파문일 일고 있다.

민주당 공천헌금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양 씨가 총선 당시 민주당에 송금한 내역이 위조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양 씨가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를 사칭해 공천 희망자 3명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30여건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두식 대검 수사기획관은 기자들과 만나 “공천 희망자 3명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중 발신번호가 바뀐 게 있느냐”는 질문에 “한 두 개 정도 의심되는 게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사실상 이번 사건의 최대 피해자인 민주당에서 발끈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5일 양경숙 라디오21 대표의 공천 뒷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양경숙 사기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민주당”이라며 “검찰은 민주당을 보호했어야 마땅함에도 오히려 억지로 혐의를 씌우려다 실패하고 말았다”고 검찰의 빗나간 수사를 꼬집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상대 검찰총장이 스마트 수사기법을 말해왔는데 ‘스마트 수사기법이 겨우 이런 정도였느냐, 스마트폰 문자 뒤적여서 유포하는 기법이 한 총장이 얘기하는 스마트 기법이냐’는 국민적 조롱이 일고 있다”고 빗대 비난했다.

박 대변인 이어 “검찰은 양씨 사기사건을 민주당 공천헌금 사건으로 비화시키려 했던 행위에 대해 국민과 민주당에게 사과해야 하고 응분의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환수 기자  naewoe45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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