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코리아저널/경남=김용수 기자］한국항공우주산업(주)(이하 KAI)이 A320 날개 부품공장을 산청으로 건립키로 지난 23일 확정한데 대해 사천시민들과 사회단체들은 그동안 T-50고등훈련기와 헬리곱터 등의 이·착륙 때 발생한 굉음으로 고막이 찢어지려는 고통은 물론 정서적 불안까지 감내해 왔었는데 이제는 이에 대한 보상 요구를 할 때라며 집단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파란이 예상된다.

KAI는 지난 23일 오전 11시 사천시청회의실에서 정만규 시장을 비롯, 이효수 부시장, 간부공무원, 사천지역 각사회단체와 지도층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갖고 A320 WBA 생산공장을 산청으로 갈 수밖에 없는 입장을 설명하고, 참석자들에게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사천시민들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지역 향토기업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T-50 고등훈련기와 헬리곱터 등의 시험비행 때 발생되는 굉음(轟音)도 아랑곳 않고 참아왔는데 A320 날개부품공장을 타지역에 건립키로 한 것은 사천지역 주민들을 완전 무시한 처사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한국항공우주산업은 회사 임직원 3000여명 가운데 주거지를 인근 타시에서 생활하고 있는데다 전체 직원 중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종사자만 사천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이는 "사천시민이 아닌 유동(流動)인구"라고 거센 비난까지 일고 있다.

게다가 한국항공우산업(주)은 직원들의 생필품 등 쇼핑을 돕기 위해 대형버스를 주기적으로 대도시로 운행하는 등 지역경제에도 별 보탬이 되지 못해 왔다고 시민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뿐만아니라 임원들도 사천지역에 생활하지 않는 관계로 직원 회식 때도 인근 타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한국항공우주산업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늘 곱지 않았다.

식당업을 운영하는 A모(53·사천읍 정의리)씨는 "한국항공항공직원들이 퇴근때는 인근 타시로 썰물처럼 빠져나가, 지역 식당에서는 직원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 인데 반해 SPP조선 직원 대부분이 주 고객으로 이용해 다행이다"며 "앞으로 항공기 이·착륙이나 시험비행 때 발생하는 굉음에 대해서는 그져 좌시하지 않겠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사천읍 지역 주민인 B모(57·평화리)씨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사천을 홀대 한 만큼 자신들로 인해 항공기소음 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들에게 보상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며 "한국항공의 오만함을 이번 기회에 따끔하게 보여줘야 하는 만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결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 사회단체 회원인 C모(56·선구동)씨는 "T-50고등훈련기의 시험비행으로 발생하는 소음으로 항공우주산업 주변 주민들이 수십년간 고통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한국항공도 알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항공이 사천지역과 주민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분석해 적극적으로 대응키로 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상공인 D모(63은·동금동)씨도 "한국항공우주산업 임원들은 경제의 논리를 제대로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정치적 놀음에 놀아나는 건지, 이해가 안된다"며 "사천시가 파격 조건을 제시하면서 사천 잔류를 원했는데 매립지 성토에 대한 치환(置換)요구는 이미 타지역으로 결정된 것을 의미한 셈이다"며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 볼 때 KAI측 이번 산청 결정은 절대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용수 기자  yskim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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