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광주전남취재본부=박주리 기자] 임은경(37세, 광주 북구) 씨는 해마다 8월이 오면 지워버리고 싶은 끔찍했던 기억이 되살아나 몸서리를 친다.

지난 2007년 8월, 임신 6개월의 임산부임에도 끌려가 감금된 채 짐승취급을 받으며 개종사업자인 임 모 전도사로부터 원치 않는 강제 개종교육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

“한 여름에 12일이라는 기간 동안 임산부가 감금되었다면 어땠을지 상상해보십시오!”

당시 임은경 씨는 12일 동안 5군데의 장소를 옮겨다니며 돼지우리 같은 시골의 컨테이너 가건물에서 임산부에 대한 아무런 배려도 없이 행해지는 임 전도사의 개종교육을 받아야만 했고, 강력히 저항했지만 감금된 상태였기 때문에 아무 소용이 없었다.

여름 중에도 가장 무더운 8월에 땀에 절은 몸을 씻지도 못하고 무거운 몸을 누이지도 못한 채 탈진됐으며, 감금으로 인해 공포에 떨면서 뱃속의 아이를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여야 했다.

그 충격으로 인해 임은경 씨는 불안과 수면장애 등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겪었으며 뱃속의 아이도 놀래 출산 때까지 거꾸로 있게 되는 고통을 겪었다.

이후 임은경 씨는 개종교육을 받은 피해로 인해 개종목자를 고발했지만, 개종목자는 그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그 이유는 개종목자가 ‘가족의 부탁으로 교육만 했을 뿐이다’는 구실로 법망을 피해갔기 때문이다.

현재 강제개종교육피해자연대(강피연) 광주지부 공동대표로 활동 중인 임은경 씨는 지난 7월 24일 개종목자를 상대로 광주지검에 항고장을 제출했다.

임 대표는 “당시 개종교육을 받지 않겠다고 저항했지만 개종목자가 이미 가족을 사주해 가족이 개입돼 있었고, 개종목자는 처벌받지 않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임 대표는 강제 개종목자들이 이렇게 활개치는 것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권력을 등에 업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기총의 이단대책위원회(이대위)에 소속되어 활동하는 개종목자들은 이단세미나를 하며 타 교단을 이단이라 정죄하고, 타 교단에 속한 신앙인의 가족을 사주해 납치, 감금 등의 방법을 통해 개종교육을 받도록 강요하고 가족으로부터 엄청난 액수의 사례비를 받는다고 폭로했다.

또 한기총의 잘못된 이단 규정으로 인해 타 교단에 속한 신앙인은 이단이라는 굴레에 씌워 사회적으로 매장되고, 개종교육 피해자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아야 하며 그 가정은 파탄 나 이혼, 휴학, 별거 등의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임 대표는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종교의 자유를 무시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마저 짓밟는 인권침해 행위를 저지르고도 피해자의 가족을 앞세워 교묘히 법망을 피해가는 개종목자들은 지금도 여전히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를 만들고 있다”며 “얼마 전 ‘전남대 여대생 납치 사건’도 내가 당했던 것과 똑같은 수법이기 때문에 개종목자를 통해 일어난 납치, 폭행, 감금 사건임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2011년 여름 강제 개종교육을 위한 감금상태에서 탈출하다 팔이 부러져 장애인이 되어버린 김ㅇ재(22세)씨의 사건도 마찬가지다”라며 “이 외에도 수많은 피해자가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마다 개종목자에게 사주 받은 ‘가족’이 개입되었다는 이유로 개종목자에 대해 무혐의 처리가 내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임 대표는 항고장을 제출하며 “더 이상 이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납치, 폭행, 감금 등 인권유린 사건의 배후세력인 강제 개종목자에 대해 반드시 처벌해주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더 이상 강제 개종교육을 가족문제, 종교문제로 보지 말고 인권문제, 사회적 측면에서 바라봐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박주리 기자  pjl11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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