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이환수 기자] 연말 대선을 4개월가량 남겨두고 유력 대권주자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대한 언어테러가 잇따르는 등 대선정국이 막장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민주통합당 이종걸 최고위원의 ‘그년’ 파문에 이어 같은 당 경선 후보인 김문수 후보의 입에서 터져 나온 막말은 자칫 새누리당 경선을 진흙탕싸움으로 몰고 갈 수도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김 후보는 지난 10일 강원도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합동연설회에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정책에 대한 비전 제시보다는 당내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때리기’로 일관했다.

그런데 이날의 공세는 앞서 보여준 ‘비박’ 주자들의 한결 같은 ‘박근혜 때리기’가 아니라 아예 ‘죽이기’로 작심한 듯 막말 수준의 공세를 퍼부었다.

전날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한 관객으로부터 멱살을 잡히는 수모를 당한 그는 “지금 우리 대선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다 아시는 것처럼 박 후보의 최측근이 공천 장사를 해서 비리가 있기 때문에 새누리당에 위기가 닥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다소 민감한 사안으로 야권에서도 아직 그 실체가 불분명해 이따금씩 ‘박근혜 흠집내기용’에만 사용하던 정수장학회 의혹을 거론하며 박 후보를 향해 노골적인 비난공세를 이어갔다.

김 후보는 “박 후보는 정수장학회를 깨끗하게 정리해야 한다. (박 후보는) 정수장학회와 관계없다고 하지만 언론보도를 보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김 후보의 연설을 지켜보던 지역 당원들은 막말수준의 파상공세에 고성과 야유를 쏟아냈다.

그러자 그는 소리 나는 쪽을 향해 “제 말씀을 들어보세요. 새누리당을 깨끗하게 하자는데 반대하는 분은 무슨 당입니까”라며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더럽혀진 새누리당”이라고도 표현했다.

이날 합동연설회에는 고 최태민 목사의 사진을 삽입한 홍보 동영상까지 등장했고, 이럴 지켜보던 당원들은 “막장도 이런 막장은 없다”며 분개했다.

하지만 김 후보는 이에 굴하지 않고 막장 공세를 계속 이어갔다.

그는 “박 후보의 최측근과 친인척 비리를 완전히 청산하지 않으면 새누리당이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며 박 후보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저 김문수와 함께 더렵혀진 새누리당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청와대를 ‘비리대’가 아닌 ‘청렴대’로 만드는 데 다 같이 나아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비박(非朴) 후보들도 김 후보에 비해 수위가 낮기는 했지만 박 후보 때리기에 동참했다. 김태호 후보는 “당에서 다른 소리를 하면 대선 승리의 걸림돌이라고 무시하고 있다. 지지도 1%짜리가 무슨 큰 소리냐고 무시한다”며 “이런 걸로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임태희 후보 역시 “공천은 일 잘하는 사람을 뽑는 것이지 내 말 잘듣는 사람을 뽑는 게 아니다”며 “내 심부름 잘하는 사람을 뽑는 게 아니라 국민 심부름을 잘하는 사람을 뽑는 게 공천”이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후보는 비박 후보들의 이런 공세에 대해 “경선은 치열하고 공격적이면서도 기본적인 배려는 있어야 한다”며 “(경선에서) 서로에게 상처가 나더라도 아물 수 있는 상처여야 한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이번 경선은 우리가 해야 할 정책과 비전을 두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장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근혜 캠프는 이날 오후 김종인, 홍사덕 공동 선거대책위원장 명의로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김문수 후보의 발언과 동영상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나 있지도 않은 허위사실로 상대 후보를 음해하려는 명백한 비방이자 흑색선전”이라면서 제재를 요청했다.

이환수 기자  naewoe45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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