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경남=김용수 기자］한국금융공사가 지난달 31일 한국항공우주산업(주)(이하 KAI)의 매각 공고를 냈지만 새 주인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유는 인수할 만한 마땅한 기업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점. 여기에 사실상 독점 방위산업이라는 특성 때문에 정부의 승인까지 받아야 하는 터라 후보자가 나오더라도 쉽게 확정하기 부담스럽다.

정부와 정책금융공사는 아직 급할 이유는 없다는 태도지만 KAI의 새 주인 찾기는 올해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 정책금융공사는 지난달 31일 KAI 주주협의회가 보유한 주식 4070만 주(41.75%)를 공개 경쟁입찰로 매각한다고 밝혔다.

매각지분은 정책금융공사가 가진 11.4%와 삼성테크윈, 현대자동차, 두산 보유분인 30%(10%×3), 산업은행이 가진 0.3% 등으로, 인수의향서 접수는 오는 16일 오후 3시까지다.

하지만 6일 현재 공시를 통해 공식적으로 참여의사를 밝힌 회사는 대한항공뿐인 것으로, 이외에 후보군으로 떠오른 현대중공업이나 한화 등은 관심이 없다는 뜻을 나타냈다. 지분을 내놓은 삼성이나 현대차, 두산 등도 재인수 의사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자금부담과 여론 부담 때문으로 해석되며, 정책금융공사는 KAI 매각 조건으로 한 기업이 전체 9700만 주 가운데 33.3%의 지분을 매입할 것을 내걸었다. 이 경우 9000억 원의 인수비용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한 최소 1조1000억 원 정도의 현금은 갖고 있어야 인수할 수 있다.

여기에 KAI 노조와 사천지역 각 시민단체 등이 '재벌 특혜'라는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 다른 걸림돌은 바로 정부 승인 절차다. 현재 방위사업법 상 경영권 변화가 있으면 지식경제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지경부 장관은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방위사업청장과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

외국인 투자를 10% 이상 받을 때도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지경부·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지경부는 국책사업이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만큼 신중하게 선택하겠다는 입장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항공산업은 국책사업도 있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사실상 시장을 가져가는 것이니만큼 전반적으로 항공산업을 잘 키울 수 있는 기업이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KAI가 사실상 국내 독점 항공방위사업자라는 점은 대기업에도 분명히 매력적인 요소기 때문에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다. KAI는 지난해 매출 1조2857억 원, 영업이익 1060억 원을 기록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KAI가 지금도 잘 운영되고 있고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당장 새 주인을 찾진 않아도 된다"며 "경쟁 입찰에서 통과하더라도 엄격한 기준으로 심사하겠지만, 이번 매각 시도는 시장에 (KAI 인수 가능성이)열려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도 "삼성테크윈 등 주주사들이 아직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하고 심사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고 있다"며 "이들도 인수에 참여할 문은 아직 열려 있고,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수 기자  yskim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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