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정록 의원(비례대표)은 19대 국회 첫 법안으로 ‘발달장애인 지원 및 권리보장에 관한 제정안’을 내놓으면서 “반드시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제정안은 발달장애인의 자유권과 사회권 명시, 개인별 맞춤 지원시스템 근거규정 마련, 발달장애서비스 업무통합관리, 재활환경 개선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김 의원은 장애인을 위한 일이라면 자다가도 일어날 만큼 평생을 헌신해 온 것으로 널리 알려진 장애인들의 대부다. 그런 그이기에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의 배지를 단 순간부터 밤낮을 가리지 않고 법안 만들기에 매달리는 바람에 보좌진들도 덩달아 고생 아닌 고생을 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여야가 진흙탕싸움을 벌이는 사이에 완성된 이 법안은 19대 국회 첫 법안이라는 상징성까지 띄면서 그를 일약 전국구 스타 국회의원으로 만들었다. 장애인들의 대부에서 전국구 스타 국회의원으로 거듭난 그를 시사코리아저널이 국회에서 만났다. [편집자주]

▶ 19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법안을 제출했는데요, 굳이 1호 법안을 제출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제가 장애인 당사자이자, 장애인단체의 대표로 장애계에 몸담고 있으며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발달장애인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늘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장애계를 비롯한 우리 사회에 산적한 문제들이 많이 있지만, 발달장애인 문제는 정말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19대 국회의 시작과 동시에 그리고 저의 첫 의정활동으로 ‘발달장애인 지원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하게 되었습니다.

▶ 법안 1호 제출을 위해 사흘 동안이나 보좌진들이 수고했다는데,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표시를 전한다면.

정말 고맙죠. 특히 밤을 새우고 있는 보좌진을 격려하기 위해 의안접수 대기장소에 제가 방문했습니다. 그때 보좌진들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며 힘들게 생각하지 않고, 진정성과 열정을 가지고 일하는 것을 보며 정말 큰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 현재 우리나라의 발달장애인은 어느 정도이고 실태는 어떻게 파악하고 계신가요?

현재 우리나라 발달장애인은 21만 명입니다. 발달장애인의 전반전인 실태를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18세 미만 아동장애인(8만명) 중, 약 58%가 발달장애인으로 아주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발달장애인 전체가 1~3급으로, 전체 중증장애인의 17.4%를 차지합니다. 특성은 세수·양치뿐만 아니라, 대소변 조절도 스스로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합니다. 또한 자기주장 및 권리보호가 어려워 폭력·학대 등의 주요피해자가 되고 있습니다.

▶ 이번 법의 큰 틀이 발달 장애인의 특성과 요구를 고려한 개인별 맞춤별 지원 시스템 마련인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사실 이제껏 발달장애인에 대한 정확한 법적 규정조차 없었던 실정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지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번에 발의한 법안에는‘발달장애인’을 정확하게 규정함으로써, 그들의 특성과 요구를 고려한 맞춤별 지원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미래지향적이고 통합적인 발달장애인 지원을 위해 보건복지부장관이 ‘발달장애인종합지원계획’을 3년 주기로 수립하게끔 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 이밖에 또 어떤 내용들을 담고 있나요.

발달장애인의 자유권과 사회권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였으며, 인권침해 예방 및 권리구제를 위한 권익옹호 체계를 마련토록 했습니다. 이밖에도, 지원체계·거주 및 재활환경에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아 발달장애인들이 인간답게 삶을 살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 어떤 취지에서 이런 법안을 만드셨습니까. 발달장애인들의 생존권 위협 실태는 어느 정도인지 설명 바랍니다.

발달장애인은 자기보호가 어려워 성적·경제적 착취·인권침해 등 심각한 위협을 겪고 있는 우리사회의 가장 취약한 계층입니다. 말씀하신 데로 생존권에도 많은 위협을 받고 있는데요, 발달장애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식보다 하루라도 더 살아야 그들을 보살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부모의 도움 없이는 살아가기 힘든 발달장애인의 생존권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 발달장애인특별기금 조성이 있던데요, 규모는 어느 정도가 필요하고, 어디에 사용돼야 한다고 보시나요.

앞으로,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 그리고 이번 법안 마련에 목소리를 담지 못했던 분들과 협의·수정과정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무조항’과 ‘권고조항’ 또는 ‘단기과제’냐 ‘중장기과제’냐 에 따라 예산폭의 변수는 있습니다. 한정된 예산에서 최대한의 효과내기를 위해 이 법이 통과되어 시행될 때까지 꼼꼼하게 챙기겠습니다.

▶ 발달장애인에 대한 서비스와 급여에 필요한 비용은 현금 지급과 바우처 지급으로 구분한다고 되어 있는데요. 이렇게 나누어서 지급해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현금 지급’으로 사용의 편리성을 갖추고, ‘바우처 지급’으로 사용처간 경쟁을 유도해 양질의 서비스 기대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부정수탈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 역할도 바우처가 할 수 있습니다.

▶ 이 법안에 몇 분이나 서명하셨나요. 법안이 통과하기 위해 남은 과제는 무엇입니까.

저를 포함해서 총 열세분이 서명을 해주셨습니다. 서명을 해주신 의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서 말씀 드렸던 예산, 기금 확보 등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력해서 어려움을 격고 있는 장애인들을 위해 이 법이 꼭 통과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러 의원님들이 소외계층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발달장애인들의 생존권을 위해서 초당적인 자세로 노력해 주시길 바랍니다.

▶ 발달장애인 단체들이 이 법안 제정에 소외됐다는 주장이 있던데요. 이 부분에 대해 해명하셔야 될 것 같아요.

우선 이번 법안 구성에는 ‘한국장애인부모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한국지적장애인복지협회’, ‘한국자폐인사랑협회’가 참여하였습니다. 저는 이해당사자 및 단체와의 합의과정을 거쳐 이번 법안을 구성·제출하였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함께하지 못한 단체가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각각이 원하는 내용을 모두 포함하지는 못하였지만, 잘 아시다시피 모두가 100% 만족하는 법안을 만들기는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특히 발달장애인의 특성상 현장에서 자발적으로 여론화를 이끌어내기에는 어렵습니다.

1호 법안이 되면서 많은 국민들에게 ‘발달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법제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은 이끌어 냈다고 봅니다. 발달장애인법이 제정되기 위해서는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앞으로 수많은 과정이 남아있습니다. 수정 및 완성시켜나가는 데 더 많은 단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 드립니다.

▶ 의원님도 4급 장애인이시라고요, 어떻게 되신 겁니까.

저는 왼쪽 무릎이하가 절단된 장애인입니다. 중학교 2학년 때 달리는 열차에서 추락하면서, 왼쪽 다리를 다쳤습니다.

그 시절 장애인을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 때문에 많은 고난과 시련을 겪었습니다. 추후에 말씀드릴 시간이 허락된다면, 제가 살아오면서 겪은 고난과 그를 헤쳐 나갔던, 무용담을 풀어놓겠습니다.

▶ 19대 국회 비례대표 초선으로서, 어떤 각오를 갖고 계십니까.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껏 ‘진정성’이란 단어를 평생 가슴에 새기고 살아왔습니다. 진정성 있게 의정활동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습니다.

▶ 의정활동 계획도 세우셨겠지요.

저의 의정활동 중심에는 ‘사회통합’이 있습니다. 물론, 지역·이념 갈등해소를 통한 사회통합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소외계층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근본적이고 진정한 사회통합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소외계층 문제를 해결해나가면서, ‘하나 되는 대한민국 만들기’에 이바지하겠습니다.

이진화 기자  ljhljh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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