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는 몸과 마음 멍들어

“그 일로 인해 제 몸과 마음은 피멍이 들었는데, 가해자에게 혐의가 없다니요...이런 법이 세상에 어디 있을까요?”

김ㅇ재(22세, 광주)씨는 7월 26일 광주 모병원에서 3차 팔 수술을 받은 후 입원실에 누워 악몽 같았던 일 년 전의 일을 떠올렸다.

대학생이었던 2011년 여름, 김 씨는 생일을 맞아 광주에서 고향인 경남 남해로 내려갔고 고향집에서 어머니와 낯선 건장한 남자들에 의해 감금되었다.

이곳에서 김 씨는 어머니로부터 대학교를 휴학할 것과 군대 입대할 것을 강요받았고, 사전에 준비된 경찰관 2명에 의해 목적지도 고지 받지 못한 채 차에 태워져 경남 남해시의 모 지구대로 가야했다.

김 씨는 이 지구대에서 다시 6시간 이상 감금되었고, 예전에 다니던 고향 남해의 ㅇㅇ교회 집사로부터도 모든 행동에 감시를 받았다.

이 모든 일이 강제 개종교육을 위한 과정임을 알게 된 김 씨는 그 지구대에서 탈출하기 위해 2층 높이의 창문에서 뛰어내렸고 왼쪽 팔을 심하게 다쳐 수십 개의 철심을 박는 대수술을 받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 김ㅇ재(22세)씨는 지난 2011년 여름, 강제 개종교육으로 인한 감금 상태에서 탈출하다 팔이 부러져 현재 3차 수술을 받고 병원에서 재활치료중이다. 김 씨는 "팔이 펴지지 않은 채 장애인으로 평생 살아야하는 고통은 누가 보상해 줄것인가?"라고 말했다.

날이 갈수록 수술 부위의 통증이 심해짐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해주지 않아 고통이 더해가자 강제 개종교육 피해자 김 씨는 하루 빨리 감금된 상태에서 벗어나 치료를 받기 위해 개종교육동의서에 어쩔 수 없이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

김 씨는 개종교육이 끝나고 겨우 풀려날 수 있었다. 이후 강제 개종교육 피해자 김 씨는 환자의 치료와 안정을 우선시해야 함에도 감금하고 개종교육을 진행한 개종상담가 윤ㅇ봉 집사와 이 일을 돕고 방관한 관련자들을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검찰은 김 씨 어머니와 경찰이 개입한 점과 종교 문제임을 들어 가해자들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피해자 김 씨는 “엄연히 납치와 감금 속에 강제 개종교육을 받은 피해자가 이렇게 있는데, 가해자는 법의 심판을 받지 않고 계속 같은 짓을 저지르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며,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와 인권 보호의 의무를 뒤로 한 채 가족문제, 종교문제로 치부하고 인권유린 행위를 못 본채 할 겁니까?”라고 분개했다.

이어 “평화로웠던 가정에 교단이 다르다는 이유로 종교적 갈등을 부추기고 인권유린을 자행하면서도, 가족을 사주해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는 강제 개종사업자를 사법당국은 더 이상 방관하지 마십시오”라고 요구하며, “강제 개종사업자와 납치, 감금에 가담한 자들을 처벌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라고 호소했다.

김 씨는 현재 강제 개종교육의 피해로 팔을 온전히 펼 수 없는 'ㅅ'자 형태가 되어 장애진단 4급을 받았다고 전했다. 3차 수술은 잘되었지만 철심 16개 중 3개는 깊이 박혀있어 뼈의 손상 우려 때문에 빼지 못하고 그대로 살아가야 하는 상황이다.

김 씨는 "이로 인해 어머니도 가슴 아파하고 계신다. 어머니도 강제 개종교육으로 인한 피해자다"라며, "팔이 부러진 상황에서도 치료보다 개종교육을 먼저 했던 강제개종 사업자는 과연 '예수님의 사랑'을 외치는 신앙인이라 할 수 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박주리 기자  pjl11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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