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문, ‘안풍’·‘참여정부 실패론’ 문재인 협공
박근혜, 부산 출신 ‘안철수 바람’ 차단 위해 ‘총력’
문재인, “노무현이 뿌린 씨앗 거두겠다” 지지호소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서울대 안철수 원장이 오랜 칩거생활을 끝내고 사실상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해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대선출마가 반신반의하던 안 원장의 가세로 여야의 대선후보 경선은 더 뜨거워졌지만, 그간 유력 본선주자로 대세가 굳어졌던 새누리당의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상임고문의 캠프 측에는 그야말로 찬물을 끼얹는 소식이다.

이른바 ‘안풍’이 불자 여야의 경선분위기도 달라졌다. 그간 대세론에 숨조차 제대로 못 쉬던 여야의 ‘비박’과 ‘비문’ 주자들은 ‘안풍’을 틈타 박근혜·문재인 때리기에 나섰고, ‘박근혜·문재인’으로 귀결되던 본선주자도 안개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시사코리아저널이 안개국면을 맞고 있는 여야의 경선 현장을 추적해 봤다. [편집자주]

최근 잇따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는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오는 12월 19일 치러지는 제18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최근 돌입한 대선후보 경선 결과로 새누리당은 73.6%의 응답자가 박 전 위원장, 민주당은 43.7%가 문 상임고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6.3%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3.0%는 김태호 새누리당 의원, 0.9%는 안상수 전 인천시장, 0.5%는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박 전 위원장이 될 것이라는 압도적인 응답률 속에 특히 경북권의 86.0%, 30대의 79.9%가 박 전 위원장의 대선주자 선출 가능성을 높게 바라봤다. 또 새누리당 지지 응답자의 88.8%가 박 전 위원장의 선출 가능성을 높게 예측했다.

민주당 대선후보는 문 상임고문의 뒤를 이어 10.8%의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 10.0%의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2.8%의 박준영 전남도지사, 1.9%의 김영환 민주통합당 의원, 각각 1.7%의 김정길 전 행자부장관과 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0.4%의 조경태 민주통합당 의원 등이었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40대의 52.4%, 전라권·경남권의 47.9%·47.8%가 대선주자가 가능성을 가장 높게 봤다. 김두관 전 도지사는 30대의 13.7%, 충청권·서울권 16.1%·13.9%의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민주통합당 지지 응답자들은 58.7%가 문재인 상임고문 가장 많이 지목하고, 후순위로는 손학규 상임고문(8.9%), 김두관 전 도지사(8.2%), 박준영 도지사(5.8%) 등의 응답을 보였다.

조사를 실시한 모노리서치의 이재환 선임연구원은 “새누리당의 경우 새누리당 지지 응답자와 지지자가 아닌 경우 모두 박근혜 전 위원장에게 압도적인 응답률을 보인 반면, 민주통합당의 경우 문재인 상임고문의 강세 속에 민주통합당 지지 응답자와 전라·충청권 등의 응답자에서 전체 평균 결과와 다소 상이한 결과를 보이며 변수 발생의 가능성을 엿보이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외주자’ 안철수 대선출마 여야 대선 후보 경선 ‘후끈’

박근혜·문재인의 대세론이 구체화되면서, 여야의 본선주자로 어느 정도 굳어지는 분위기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장외주자’로 대선출마가 불확실하던 서울대 안철수 원장이 그간의 칩거를 끝내고 사실상 출마를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박근혜·문재인’으로 굳어지던 판세가 또다시 안개국면을 맞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 사실상 대선출마를 공식화한 안철수 원장의 가세로 연말 대선정국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안 원장의 이 같은 바람은 여야의 대선 후보 경선 연설회장까지 뒤흔들고 있다.

현재 여야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상임고문이 압도적 지지를 받으면 선두를 내달리고 있다.

하지만 안 교수의 책 출간 이후 박근혜·문재인, 두 여야 선두 두자의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다며 후발 주자들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7일 부산에서 열린 새누리당의 두 번째 합동연설회.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 후보는 차분한 어조로 부산 민심을 파고드는 지역 공약을 제시하며 전통적 지지기반 다지기에 힘을 쏟았다.

박 후보는 “글로벌 물류 허브 조성은 물론 해양 관광 레저 산업까지 일자리가 넘치는 신 성장 동력을 바다에서 찾을 것이며, 그 중심에 부산을 우뚝 세우겠다”고 부산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이른바 ‘비박 4인방’은 부산 출신 안철수 교수가 책 한권을 냈을 뿐인데도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김문수 후보는 “과거 이회창 대세론을 여러분들은 겪어 봤다. 이회창 대세론이 튼튼한 것 같았지만 그 당시 2번이나 무너졌다. 지금 이회창 대세론 보다 더 허약한 것이 저는 박근혜 대세론이라고 생각한다”며 ‘박근혜 대세론’ 흔들기에 나섰다.

김태호 후보도 “안철수! 책 한권 달랑 들고 왔는데 우리 새누리당 대세론 흔들렸다. TV 출연 한번 딱 했는데 우리 대세론이 완전히 무너졌다”며 박근혜 흠집 내기에 힘을 보탰다.

새누리당과 마찬가지로 민주통합당 대전 연설회에서도 선두 주자인 ‘문재인 후보 흔들기’가 이어졌다.

후발 주자들의 소재는 역시 ‘안철수 바람’과 ‘참여정부 실패론’이 주를 이뤘다.

김두관 후보는 “안철수가 출마를 최종 결심했다는 것은 문재인으로는 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안철수와 연대해서 정권을 찾아올 사람, 그 후보가 바로 저 김두관 이라는 것을 여러분께 당당하게 선포한다”고 말했다.

손학규 후보도 “정권을 빼앗긴데 책임 있는 세력들은 제대로 반성도 성찰도 하지 않았다. 반성과 성찰 없이 ‘돌아온 참여정부’로는 다시 정권을 달라고 할 수 없다”며 문재인 흔들리게 같은 목소리를 냈다.

‘문재인’과 ‘비 문재인’ 주자들의 대결로 함축되는 이번 경선에서 문 후보는 별도의 대응은 하지 않은 채 참여정부 시절 행정중심복합도시를 추진한 점을 상기시키며 충청 민심에 호소했다.

문 후보는 “청와대 제2집무실과 국회 분원을 설치해서 세종시를 실질적인 행정수도 수준으로 발전시키겠다. 노무현 대통령이 뿌린 씨앗 저 문재인이 거두겠다”며 충청민심에 지지를 호소했다.

새누리당은 8차례, 민주당은 예비 경선까지 1차례 연설회를 더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원장의 가세로 경선 열기는 날로 고조되면서 여야의 본선주자가 누가될지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진화 기자  ljhljh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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