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서 표심잡기 대선후보군 첫 합동연설회
안 원장 정치입문 맞물려 박근혜지지도 급락
대북관 ‘5.16 유신통치’ 지지율 반등 포인트
네거티브 전략 승리 어려워 전향정책에 승부

차기 대권을 쟁취하기 위한 여야 각 대선주자들의 피 말리는 전쟁이 시작됐다. 앞선 대선이 그랬듯이 이번에도 여야의 맞대결 구도가 점쳐지고 있다.

여권인 새누리당에선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이른바 비박 주자들 간의 ‘1대 다’의 경선전이 펼쳐지고 있는데, 현재까지의 지지도만 놓고 보면 양측의 격차가 너무 커 박 후보의 본선행이 유력하다.

야권의 경우 민주통합당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야권통합이 차질 없이 성사되면 본선에서 박 후보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문제는 ‘장외주자’인 서울대 안철수 원장인데, 어떻게든 야권에 흡수될 것이겠지만, 그 과정이 그리 순탄치 많은 않아 보여 야권의 진통이 예상된다.

비교적 손쉬운 본선행이 점쳐지는 박근혜 위원장과 험난한 예선전을 뚫고 겨우 숨통만 붙여 본선에 오를 야권주자 간의 미리 보는 대선전을 시사코리아저널이 구성해 봤다. <편집자주>

7월 19일 안철수 원장의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의 출간과 7월 23일 전파를 탄 SBS의 제53회 힐링캠프에 전격 출연(시청률 18.7%) 직전인 각종 대선 관련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반짝 이상의 최선두 지지율을 기록한 것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이 선도하는 야권연대의 패배와 전략파트너인 통합진보당의 내홍하의 반사이익 측면도 다분히 노정되기에 별로 신기할 것이 되지 못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에 이어 19대 총선 필패론의 적신호에 직면하자, 2011년 12월 당시 한나라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고, 박 전 대표가 당의 '구원투수'로서 비대위원장직을 맡았다. 박 전 대표의 지지율도 이때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특히 올 4·11 총선을 앞두고 박 전 대표가 전국 유세에 나서면서 지지율 상승세에 탄력이 붙었다.

지난 9일 발표의 중앙일보 여론조사는 안철수 원장과 양자 대결에서 49.2%를 기록했다. 안 원장은 44.9%였다. 같은 날 한국갤럽'의 조사는 양자 대결 시 박근혜는 45%로 안 원장(37%)을 8% 포인트 차로 앞섰다.

그러나 이제는 최근의 폭염 현상을 대변하듯, 이상기류가 역력하게 감지된다. 안 원장이 ‘힐링캠프’에 출연한 지난 23일 이후, 다양한 여론조사에서는 박 전 위원장을 추월하는 데이터가 속속 출현 중이다.

‘국민일보-글로벌리서치’의 지난 24일의 발표는 안 원장과 박전 위원장의 양자대결에서 안 원장이 49.9%로 박 전 위원장(42.5%)을 오차범위 밖에서 제쳤다. KBS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의 결과를 보도한 바, 23~24일 전국의 유권자 대상의 여론조사에서 박 전 위원장이 46.3%로 안 원장(45.8%)보다 불과 0.5%포인트 차로 앞서는 초접전을 벌였다.

특히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 미터 결과는 박 전 위원장에게는 상당히 충격적이다. 리얼 미터의 지난 24~25일 조사 결과를 보면, 안 원장의 지지율은 다자구도에서 31.7%로 박 전 위원장(29.8%)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질렀다. 지난 16~20일 주간조사 때와 비교해 안 원장의 지지율이 무려 12.9%포인트 폭등한 결과다. 양자대결에서는 안 원장이 50.9%로 50% 고지를 선점하면서 박 전 위원장(41.7%)을 9% 포인트 이상 따돌렸다.

당분간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경선국면의 전개 국면에 따라 가을정국을 달구는 단초가 될 것이다. 민주당의 총력공세와 새누리당 비박계의 올인 견제가 박근혜의 총체적 체력을 재차 담금질할 것이다. 과연 여권은 런던 올림픽의 금메달 낭보처럼 한국 최유의 여성 대통령을 탄생시킬 것인가! 결코 만만치 않은 복병들이 도처에 잠복하여 있다.

◆ 악재들 ‘쉬운 것’이 하나도 없어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는 27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새누리당의 유력 대선주자 박근혜 의원의 지지율 급락에 대해 “5.16을 미화하는, 유신체제의 미화 발언에 역사의식 부재라는 비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하나는 당을 운영하는 기본자세, 말 한마디로 당을 운영하는 비민주적 자세가 많은 지적을 받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기정 최고위원은 "조카 부부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 솔모론저축은행이 연루돼 있다는 사실, 그리고 동생 부부의 저축은행 로비에 대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통합당은 군사 독재정권의 딸이라는 주홍글씨의 원죄를 애써 외면하고 싶은 박근혜 전 위원장의 폐부를 가슴 아프게 찌른 것이다. 또 하나는 이명박 대통령의 제왕적 리더십에 또 다르게 빗대어 박근혜의 신비적 리더십의 부정적 측면을 우회적으로 치고 나선 것이다. 또한 친인척 비리 연류를 소프트 터치하면서 정직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있다.

여기에서 가장 문제되는 것은 박근혜는 5.16과 유신독제의 굴레에서 추후에도 결코 자유로운 신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7월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18대 대통령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후보 합동연설회'에서 문재인 상임고문은 "박근혜 후보는 5.16쿠데타와 유신독재가 나라를 구국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편향적 역사인식을 가지고 대통령을 꿈꾸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부산 시민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사자후를 토했다.

이어 문 고문은 "박근혜 후보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수호와 발전을 위해 손톱만금이라도 기여한 것이 있느냐"며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는 고비마다 이를 지켜온 부산시민들 희생의 결과다. 새누리당과 박 후보가 그 역사를 되돌리려 하는 것을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최근 우파 매체인 조선일보도 사설에서 이례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박 후보의 유신에 대한 생각에 공감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질식 상태로 몰고 가 부마(釜馬) 민주항쟁을 불러오고 이어 10·26을 거쳐 5·17에 이른 한국 민주주의의 고난 시대인 유신통치를 그런 이유로 긍정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박 후보가 5·16과 유신체제를 같은 선상에 놓고 같은 평가를 한다면 국민은 박 후보의 5·16에 대한 인식, 더 나아가 대한민국 현대사 전반에 대한 인식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게 될 것이다."

조선일보의 논지 요체는 5.16 쿠데타가 경제적 토대를 마련해서 긍정할 부분이 있다손 하더라도 유신독재까지는 긍정할 수 없지 않느냐? 아버지의 재임기간을 모두 긍정일관으로 평가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면 코앞으로 닥친 대선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코치성 주문이라 하겠다.

다음은 현 부패정권의 달인이라는 오명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 전 위원장의 입지를 좌지우지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팽배하다. 끊임없는 친인척비리는 현 정권에 도둑정권이라는 이미지를 강화시켰다. 문제는 비단 여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MB라는 절벽에 부딪쳤다." 박근혜 캠프에서 흘러나오는 말들이다. 박 캠프 관계자는 'MB 절벽'에 부딪친 대표적 사례로서 국민 다수가 ‘NO’라고 단정 지은 김병화 대법관 후보,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후보 문제와 김재철 MBC사장 경질, 4대강 두물머리 갈등 등을 손꼽았다. 일단 김병화 대법관 후보는 철회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안원장의 전면 등장에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데, MB가 붙박이 정책을 고수하고 있기에 중산층이 고개를 돌려 지지율이 더 추락할까 우려된다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다음은 북한문제이다. 북한의 최고지도자 김정은 체제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그러기에 더더욱 한반도는 그 어느 때보다도 평화체제를 갈망하고 있다. 북한의 오판은 연평도나 천안함 사태와는 전혀 다른 본질의 분쟁을 촉발할 수 도 있다.

경제에 이은 민주화 강국의 번영구가라는 한국의 차세대 위상은 상당 부문이 북한 문제화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음을 시시각각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북한은 해결해야 할 과제이나 우리의 미래를 위한 선물일 수도 있다” 이는 안철수 원장이 출간한 ‘안철수의 생각’에서 밝힌 단적인 대북 시각이다. 북한과 경제협력 활성화는 정체된 한국 경제의 반전 포인트로 유효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에 금강산과 개성 관광을 재개하고, 개성공단 같은 상호의존적인 경제협력 사업을 확대하는 등 남북 간 교류를 활성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북핵 개발에 대해서는 “군사적 위협이 있다고 판단하는 한 북한은 남한이 돈을 주지 않아도 핵개발은 했을 것이다. 남북 간 평화체제를 정착시키면 오히려 북한의 핵개발 명분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러나 현 정부와 차별화되는 이런 전향적 견해들에 현 여권기류에는 불편하게 작용하고 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지난 25일 안원장이 책을 통해 밝힌 대북한관에 대해 “북한의 주장과 같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책 ‘안철수의 생각’에서 남북이 대화의 공간을 마련하고 평화체제를 정착시켜야 북한이 핵에 의존할 명분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류 장관은 “저자의 의도를 잘 모르지만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협정 논의를 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는 부정적 견해를 밝힌다.

또 “‘북한은 남한이 돈을 주지 않아도 핵개발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는 책 속의 또 다른 대목에 류장관은 “지난 20년간 당근과 채찍 전략을 무수히 반복했지만 북한이 일관되게 추진한 것은 핵개발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이라고 잘라 말했다.

문제는 박근혜 전 위원장이 이런 안보 딜레마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이 북핵문제보다 더욱 험난하다는 사실이다. 박근혜의 요지부동 지지층이 바로 보수 표에서 나오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동가숙 서가식’ 화법 구사는 불가능하다. 마치 지뢰밭에 들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만일 선 평화 구축의 전향적 입장이라면 5.16과 유신발언에 중산층 식자들이 발 빠르게 이탈한 것처럼 이 역시 보수표의 디아스포라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 승리는 ‘구시대를 깨는’ 아픔이 있어야
박근혜 전 위원장은 여성의 신분으로서 진정 21세기 최초의 대한민국 최고의 수반을 갈망하는가? 정답은 불문가지이다.

일명 생물학에서 유전인자라는 것이 있다. 숙명론은 아니지만 인간출생부터 작별까지의 상당부문이 예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쌍수를 들어 결코 존중하지 않는다. 정반대로 인간의 의지력 또한 그 진가를 발휘한다. 여러 최악의 환경과 조건에서조차 이를 극복하고 많은 좌절과 절망의 매몰되어 있는 사람들에 희망과 감동을 선물한 발자취를 익히 알고 있다.

박근혜의 결정적 시금석은 미래시대의 도전을 어떻게 헤쳐 나가느냐에 시원한 장외홈런 또는 병실타나 삼진 아웃의 초라한 신세에 직면할 것이다.

박근혜는 마치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교황청에 맞서 절규했던 ‘그래도 지구는 돈다.’처럼 사활을 걸고 60년 이상 감싸온 본인의 외투를 과감하게 벗어버리라! 의상과 메이크업만으로 여왕 등극의 빅드림은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특히 여권은 네거티브 전략으로서는 승기를 절대 장담할 수 없는 구도이다. 새누리당 안상수 대선예비후보는 "안 원장이 당선될 수는 있지만 잘하기 힘들고 국민들도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악담'에 이어 김문수 후보는 "수술도 해보지 않고 병원 임상경험도 없는 분한테 세계적으로 굉장히 큰 나라이고 앞선 나라인 대한민국이란 초대형 종합 병원을 맡기는 것은 두통"라고 꼬집은바 있다 .

이에 안 원장은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후보 시절 “경험에는 좋은 경험과 나쁜 경험이 있다. 나쁜 경험을 오래 하는 것보다 아무런 경험을 하지 않은 게 오히려 낫다.”고 반박했던 발언을 소개하면서, “저 역시 기성 정치권의 나쁜 경험이 없다는 게 큰 장점이 될 수 있다.”며 진흙탕 생존론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또한 안 원장은 나는 ‘외유내강형’이라며 “인상이 부드럽거나 선해 보이면 약하다고 하는데 선한 것과 약한 것은 다르다.” 이런 단견과 편견은 무모한 허상이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박근혜는 한국정치 현대사와 단 한시도 결별되어 본적이 없다. 이제는 미시적인 쇄신론에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려 하지 말고 경제민주화, 인권과 소통, 복지와 안보를 포괄하는 각 분야에서 과감하며 전면적으로 혁명적 발상과 실천을 통해 노심초사하는 지도자상에 감복될 수 있도록 본인부터 뼈를 깎는 리모델링 후속조치에 박차를 가하길 바란다.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는 간발의 초박빙으로 메달의 색깔이 변하는 이변이 속출할 것이다. 금번 12월 대선에서 영예의 월계관을 쓰는 것은 올림픽보다 더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다.

소정현 기자  ljhljh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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