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형 기자] 대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권에서는 일찍히 데권 주자들이 속속 출마선언을 하며 박근혜 전 대표와의 차별화에 나섰다. 야권에서는 손학규, 강기정, 문재인 의원이 대권 출마를 최근 공식화 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전 대표와 이른바 비박주자들이 경선방식을 두고 팽팽히 맞서는 형국이다. 민주통합당에선 문재인 상임고문이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며 출마를 선언했으나 앞서 출마한 손학규 상임고문의 수도권 돌풍이 심상찬은 분위기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도 싱크탱크를 사실상 가동했다는 분석이 나도는 가운데 <시사코리아저널>은 대선주자들과 릴레이 인터뷰를 게재한다. <글 싣는 순서는 연락이 닿는 대권 후보 가운데 인터뷰에 응하는 후보>

-킹메이커였던 이재오 의원이 대통령으로 출마하게 된 계기는.

▲올바른 지도자는 무엇보다 자신의 경험과 체험을 통해서 정치 철학을 만들고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해방이후 지금까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를 현장에서 온몸으로 겪으며 개인의 가치가 존중되고 정의로운 나라를 꿈꿔왔다. 5년전 대통령을 만드는데 헌신했지만, 나 스스로는 국민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18대 총선에 낙선했다. 2년간 한국을 벗어나서 미국과 중국 대학강단에 서면서 나 자신과 대한민국을 성찰해보게 되었다. 정권을 만들면서 이루려고 했던 일들과 새로운 나라에 대한 꿈에서 멀어져 있었다. 나라의 국격은 높아졌지만, 서민들은 그것을 체감할 수 없을만큼 여전히 힘들기만 하다. 먼거리에서 객관적으로 이 나라와 지도자의 면모를 돌아보고, 다시 돌아와 정부에 참여하면서 공직사회와 나라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살필 수 있었다. 살아온 생애를 걸고 권력중심의 한 시대를 마감하고 국민 개개인이 행복한 나라, 인간의 역사를 쓰는 새로운 나라를 설계해보려 한다. 킹메이커 시절에는 조직과 정책을 총괄하며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조력했지만, 스스로 대통령이 되려는 지금은 국정운영 철학과 가치·비전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것이 과제이다. 49박 50일 일정으로 전국을 돌면서 농민, 중소상공인, 자영업자, 학생들 각계각층의 국민들을 만나서 민심을 경청하고 나라가 나아갈 길, 이 시대를 함께 살고 있는 서민들의 고민을 함께 풀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현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비판적인데, 현정부의 공과를 평가한다면.

▲두번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해내고 수출 7대국·교역량 1조 달러 달성과 국제사회로부터 대한민국의 국격향상에 기여한 것은 국제적으로도 국민적으로도 평가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국가위기를 극복하는 가운데 국민과의 소통이 많이 부족했고, 서민경제 악화와 대·중소기업 격차 심화, 청년 일자리 창출 부족은 아쉽다. 인사문제도 국민의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했고, 측근비리 문제가 발생한 것도 뼈아픈 부분이다. 이 정부를 만드는데 노력했던 사람으로서 국민들에게 실망을 드린 점 송구스럽고, 마땅히 반성해야 한다고 여긴다.
나는 이 정부의 모든 공과를 안고 갈 것이다. 현 정부가 잘한 점은 적극적으로 계승해 더욱 기반을 탄탄히 하고 고쳐야 할 점은 근본적으로 개선해 다시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현정부와 차별화한다면 당장 대선행보에 유리할 수는 있겠으나 그런 꼼수를 부리지는 않겠다.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책임있는 자세로 정면승부하겠다.

-“가난한 대통령, 행복한 국민”을 표방하고 있다. 남다른 의미가 있나.

현행 대통령중심제 하에서는 대통령과 그 주변인물 중심으로 국가의 모든 권한과 특권이 집중된다. 그 권력을 전부 나누어서 대통령의 권력은 작게 하고, 국민이 가질 수 있는 행복은 크게 하겠다는 뜻이다. 대통령이 가진 권한을 국민에게 국회에게 행정부에게 나누는 개헌을 통해 권력분산을 이루어내고, 청와대도 국민에게 돌려주고 대통령은 정부청사에서 근무하는 등 재임기간동안 지하철과 버스로 출퇴근하며 일반국민들과 똑같이 서민적이고 가난한 삶을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지금 30년 넘게 살고 있는 23평짜리 은평구의 낡은 집은 대통령이 되어서도 퇴임이후에도 여전히 나의 삶의 터전이 될 것이다. 내 평생의 삶이 그러했듯이 국민과 같은 눈높이로 이웃들과 부대끼며 살겠다. 대통령 중심의 권력의 역사가 아니라 인간미 넘치는 사람중심의 새 역사를 쓰는 대통령이 되는 것이 내 꿈이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기 위한 이재오의 비전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질곡을 온몸으로 부대끼며 살아오는 동안 정치적으로 정의롭고, 경제적으로 부강하며, 사회적으로 약자를 배려하고, 문화적으로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꿈꿔왔다. 이를 구체화하여 <국가대혁신 5대 방안>을 마련했다. 제 삶의 표현이 오랫동안 꿈꿔온 대한민국의 비전이고, 이렇게 되면 나라가 더 나아지고 국민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사람은 자기가 체험하고 경험한 것 만큼 눈에 보이고 미래를 꿈꿀 수 있다. 권력의 정점에서 내려온 대통령이 자신을 비우고 대신 그 자리에 국민들의 마음을 담아 나라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에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하여 대통령은 국가수반으로서 외교, 통일, 국방의 권한을 갖고 국내정치를 국무총리 등 내각에 맡겨 권력의 집중을 막고 부패의 근원을 차단할 것이다. 이와 함께 비효율적인 행정구조를 과감히 개편하여 전국을 100만명 단위의 50개 내외 자치시로 재편해 행정효율성을 높이고 국회의원 정수를 200명으로 조정해 정치비용을 줄이며 지방의원의 정당공천을 폐지하는 정치개혁을 단행하겠다. 선진국으로의 진입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부정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공직자비리수사처를 신설하는 한편 권력형 부패사범에 대한 사면복권을 원천적으로 금지시키겠다. 세계중심국가로 거듭날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세계 각 지역과 평화연대를 강화해 국제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한반도 통일을 준비하는 ‘동북아평화번영공동체’를 구축, 한반도와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TSR, TCR, TSAR 등 대륙횡단철도에 KTX를 수출하고 한국형 신도시를 건설하여 대한민국의 경제.문화적 영토를 확장해갈 것이다. 이 과정에 북한도 참여시켜 개혁개방을 유도하면서 남북간 군사적 갈등과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남북대표부’를 설치해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앞당길 것이다.

-최근 발표한 ‘1000만 시장약자의 인간적 삶을 보장’하는 민생경제분야 공약이 눈에 띄었는데, 구체적으로 소개한다면.

▲두 번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다른 어떤 나라와 견주어도 성공적으로 극복한 것은 국제적으로도 평가받지만 서민들의 실생활까지 성장의 온기가 전달되지 못한 것은 안타깝다. 정부의 손길이 닿아야 하는 분야는 잘사는 사람이나 대기업 등 시장에서 스스로 경쟁력을 갖고 있는 대상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시장에서 소외되고 정책적 보호를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 비정규직 근로자, 영세 자영업자 등이다.
경제양극화를 해소하고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가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 시장의 ‘효율성’과 공동체의 ‘상생과 배려’의 가치가 함께 어우러진 ‘공동체 시장경제’로 대/중소기업 간 상생환경을 조성하고 경쟁에 취약한 시장약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통령이 된다면, 6개월 내 ‘공동체 시장경제 추진위원회’를 설치하여 600만 비정규직근로자, 700만 저신용국민, 360만 영세자영업자 등 민생이 불안한 ‘1000만 시장약자를 위한 공동체 시장경제 10대 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비정규직의 4대보험 지원을 전면 확대하고 비정규직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을 통해 정규직/비정규직간 임금격차를 해소하며 ‘서민금융공사’를 설립해 저신용국민의 이자율 부담을 대폭 경감시키는 한편, 정책사각지대에 있는 자영업자 문제를 ‘중소기업상공인부’에서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등 서민경제를 안정시켜 대한민국을 사는 서민들의 희망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치분야에서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를 주장하고 있다. 이유는.

▲지난 1987년 대통령 직선제로의 개헌이 현재 한국형 민주주의의 토대를 마련했지만 25년간 지속된 현행 헌법은 세계화, 정보화, 지방화라는 21세기의 새로운 화두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통령 1인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제왕적 대통령제 하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어느 정당이 집권당이 되든 극한의 정쟁은 물론 대통령 중심으로 수많은 부패와 비리가 양산될 수밖에 없다. 이제 대통령은 외교?통일?국방 등 국가원수로서의 권한을 갖고, 국내정치에 관한 모든 권한은 총리에게 위임하여 권력은 분산하고 책임은 함께하는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해야만 1인 집중형 권력구조의 폐해를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있다. 대통령 취임 6개월 안에 대통령 권력분산을 위한 개헌을 완료하고, 선거때마다 발생하는 극한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 주기를 일치시켜 정치환경을 안정시킬 필요도 있다. 개헌정신에 따라 대통령 임기 5년 가운데 2년을 내놓고 3년 임기만 채우고 물러날 것이다.

7. 대선후보경선을 둘러싼 완전국민경선제 도입 문제로 당권파와 비박 주자간 당내 갈등의 폭이 깊어지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당권을 가진 주류 측에서 편하게 경선을 치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논의의 장을 걸어잠그고 폐쇄적으로 소통조차 않으려 한다면 그 치열한 본선에서 감동을 불러일으켜 국민들의 마음을 살 수 있을지, 새누리당이 정권재창출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과거 한나라당이 국민눈높이를 맞추지 못해서 당명을 바꾸고 쇄신한다고 새누리당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는데, 국민들이 과반이상 원하는 국민눈높이인 완전국민경선제를 무시하고 특정인 한사람의 눈높이에 맞추겠다는 것은 당이 정치개혁의 의지가 없는 것이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고 함께 변화하겠다는 새누리당의 구호와도 상충된다. 민주정당에서 의사결정을 하는데 당내 공감대를 이루고 공정하다고 여길 수 있는 비판과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질 수 있는 치열한 토론과정을 생략한 채 특정인 눈치보기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면 그 폐쇄성과 비민주성은 정당의 존재의의가 없는 것이고, 국민 눈높이에도 부응하지 못한다. 과거 한나라당 시절에도 당의 주류와 비주류가 엄연히 존재하면서 서로다른 의견들이 상충되고 치열한 토론도 진행되며 다양한 목소리들이 분출됐다. 민주정당의 자연스러운 모습 아닌가. 그런데 이 새누리당은 당권파가 모든 논의구조를 차단하고 특정인 중심으로 눈치보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으니 사당화를 넘어서 1인 독재체제라는 당안팎의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정치개혁과 소통, 국민의 뜻에 반하는 정당이 공당으로서 기능을 못하는 것에 대해, 국민의 권리를 찾을 수 있는 방향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해야 한다.

-비박 진영의 경선룰 논의를 위한 별도기구 구성 요구에 대해 당권파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당내갈등이 깊어지고 있는데, 새누리당의 정권재창출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지적에 대해.

▲경선 룰 사전 협의는 당의 화합과 경선승복을 위해 당이 줄곧 지켜온 민주적 관행이다 2007년에도 경선준비위에서 경선룰과 관련한 치열한 토론을 거쳐 경선이 진행됐다. 이 과정을 생략하겠다는 것은 특정후보를 추대하는 요식행위를 하겠다는 것이다. 당지도부가 취임하고나서 당내 대선후보들을 만나 공정경선과 의견수렴을 약속했던 것을 지켜야 한다.
완전국민경선제도는 국민들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이 시대 정치개혁의 핵심과제일 뿐 아니라, 새누리당의 재집권을 위한 필수요건이다. 당내뿐 아니라 야당에서도 국민경선의 정치개혁에 앞장서겠다고 하는데, 오직 당내에서 한 사람만의 반대로 개혁이 좌초될 위기에 처해 있고, 체육관선거의 구태를 관행으로 답습하려 한다. 당 지도부가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외면하는 것은 당을 대선패배의 길로 내모는 것이다. 야권은 민주통합당 후보선출, 통합진보당과의 단일화, 안철수 교수 등 제3세력과의 단일화 등 3단계에 걸쳐 국민의 눈과 귀를 주목시켜 흥행레이스를 이어갈텐데 우리당만 기존 경선룰대로 체육관 문을 걸어닫고 소수의 인원들이 박수치면서 8월말 경선을 확정지어 버리고 이후 요동치는 4개월여 대선정국을 어떻게 감내해갈지 걱정이다. 국민들 대다수도 국민 직접참여에 의한 대선후보경선을 원하는데, 국민 눈높이에 맞추겠다고 생겨난 새누리당이 낡은 규칙을 고집하면서 국민의 요구에 등돌린다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겠는가. 이로 인한 책임은 근거없는 대세론에 안주하며 특정인의 눈치만 보고 있는 당권파가 전적으로 감내해야 할 못이다.

-아무래도 지지율 극복이 관건인 것 같다. 49박50일 일정으로 민생탐방하고 있는데, 성과와 국민들에게 한 말씀.

대통령은 가난하지만 행복한 국민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혈혈단신 나섰다. 나 스스로 치열한 생애를 살면서 세상의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한 시대의 역사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할 지도자는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주고 국민을 섬기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특히 민심은 잔잔한 바다와 들판에 있지 않다. 물방울이 바다에 떨어져 파도와 해일을 만들고, 불씨가 들판에 떨어져 들불을 만든다. 이 파도와 들불이 바로 민심이다. 척박한 땅에 태어나 치열한 삶을 살았다. 살아온 생애와 정치인생을 걸고, 척박한 땅을 비옥한 땅으로 일구기 위해혼신을 다할 것이다. 세상의 눈으로 나를 보고, 국민을 위해 대통령의 권력을 내려놓고 국민을 섬기면서 화해와 포용의 리더십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일구겠다.
전국 110여군데 시,군,구를 탐방하며 농민, 자영업자, 중소상공인들을 만나서 새로운 나라의 비전으로 내걸었던 <국가대혁신 5대 방안>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민생과 직결되는 여러 현안들에 대해 국민의 시각으로 현장에서 답을 찾고 있다. 새로운 국가의 틀을 국민들과 진정하게 소통함으로써 함께 만들어가려 하는 것이다. 마을회관에서 자고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만난 민심들은 자신들과 똑같은 정치인의 일상을 반갑게 맞아주고 있다. 국민들의 희망과 바람을 노트에 빼곡하게 채워가고 있는데, 49박50일 일정을 마치고 지금까지 담은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과 공약으로 내걸어 국민의 눈높이로 승부를 보겠다.

이준형 기자  iptv82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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