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이환수 기자]고영진 교육감이 평생 염소를 키워 모은 재산 1억원을 함양 안의고등학교에 장학금으로 기탁한 정갑연 할머니를 찾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고 교육감은 14일 낮 12시 함양군 안의면 하원리 하비마을 일명 엄골에 살고 있는 정갑연 할머니를 찾았다.

정 할머니가 살고 있는 곳은 하비마을에서 20분 정도를 걸어 고개를 넘어야 나올 정도로 한적한 곳이였다.

하비마을에서 20분을 걷다보면 할머니가 살고 있는 집이 나왔다. 할머니가 거주하고 있는 집은 용추계곡과 주변 산들이 한눈에 펼쳐질 정도로 전망이 좋았다. 이곳에서 염소들은 할머니의 보살핌으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고 교육감은 할머니를 안으며 “언론에서 기사를 봤지만 할머니를 보면 볼수록 훌륭한 분이시다”며“장학금을 내놓은 1억원을 안의고등학교와 학생들이 달라지고 있다. 지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격려했다.

고 교육감은 이어 “교육감인 나에게 무슨 부탁할 것이 없는냐?”고 물었다. 정갑연 할머니는 “아무 것도 없다. 여든이 된 노인이 무슨 부탁이 있겠느냐?. 염소를 잘 키워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더 내놓을 것이다”고 답했다.

고 교육감은 재차 “소원이 없느냐?”고 물었지만 정 할머니는 “없다”고 짧게 답했다.
정갑연 할머니는 “소일거리로 염소를 키운다. 지난해 한 마리에 8만원까지 떨어져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정갑연 할머니의 조카인 정종두씨는 “고모는 장례비 조차 남겨 놓지 않고 전 재산을 안의고등학교에 기증했다”면서“함양군이나 여러 단체에서 지원하려고 해도 굳이 나랏돈으로 할 필요없다”고 고사했다고 귀뜸했다.

지난해 화재로 집이 모두 불타 새 집을 짓는데도 비용 모두 할머니가 직접 냈다고 했다.
고영진 교육감은 “지역과 학생을 위해 이렇게 많은 돈을 장학금으로 기탁한 할머니를 직접 찾아뵙는 것이 도리”라면서“정말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남미래교육재단이 공식 출범해 인재육성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면서“안의고등학교와 우리 경남교육청은 정갑연 할머니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킬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안의고등학교는 정갑연 할머니가 기탁한 장학금으로 지역인재 육성과 기부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정갑연 장학금’을 운영할 방침이다.

김상권 안의고 교장은 “기존 금호장학회에 기본재산으로 증자해 정기예탁금 이자 수입으로 매년 독서․운동.노래 등 창의.인성분야 모범학생과 절약․봉사․나눔을 실천하는 모범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고영진 교육감은 약 30분간 정갑연 할머니를 격려한 후 하비마을을 떠났다. 정갑연 할머니(79)는 1934년 함양군 안의면 하원리 출신으로 객지생활을 하다 15년 전 모든 것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에 둥지를 튼 할머니는 일명 ‘엄골’에 논과 밭을 구입, 염소를 기르기 시작했으며 염소를 길러 내다팔아 모은 1억원을 지난 2일 안의고등학교에 전달했다.

정갑연 할머니의 장학금 기탁 사연은 언론에 크게 보도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9일 감사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환수 기자  naewoe45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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