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검찰 해체 4법'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한계 박정하 "당내 言路 막혀 암담"···舊주류선 '차기 지도부 선출' 해법 앞세워

[시사코리아저널=이환수 기자] 국민의힘 쇄신 논의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일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을 포함한 당 개혁안을 제시했지만, 구(舊) 주류를 중심으로 개혁안 내용과 김 위원장의 권한 범위에 대한 이견이 표출되며 진척이 없는 상태다.

친윤(친윤석열)계 출신인 권성동 원내대표가 새 원내대표 선출까지 의원총회를 열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쇄신 논의는 새 원내대표 선출 이후에나 재개될 전망이다.

오는 13일로 6·3 대선 패배 열흘이 되지만, 쇄신은 첫걸음도 떼지 못한 채 내부 갈등과 분열상만 노출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 위원장과 친한계, 그리고 구주류 진영 사이에서는 12일 팽팽한 기 싸움이 계속됐다.

김 위원장의 개혁안 중 하나인 '김문수 대선후보 교체 시도'에 대한 당무감사가 개시된 것과 관련해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당무감사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면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후보교체 시도 당시 지도부였던 '권영세 비대위'를 향해 조사 참여를 압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위원장 역시 당시 비대위원으로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했지만, 후보교체 안건 의결 때 혼자 반대표를 던졌다.

조경태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나와 "해당자들은 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당무감사에 임해야 한다"며 당시 비대위 구성원이었던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권 원내대표 등 구 주류를 겨냥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전날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파기환송심을 사실상 무기한 연기한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열린 현장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권 원내대표가 개혁안 등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 소집을 막판에 취소한 것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친한계인 박정하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이제는 당내 언로(言路)마저도 막히는구나'하는 암담한 생각이 들었다"며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어떤 분들이 당을 이끌어나가고 당의 운명을 결정짓겠다고 하는지 저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난했다.

반면에 구 주류 측은 여전히 당 개혁 논의는 '차기 원내지도부'를 통해 풀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구 주류 측 의원은 통화에서 "정당한 절차에 의해서 선출되는 리더십이 복원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통해 당의 현 상황에 대한 견해를 밝히겠다는 방침이다. 공교롭게도 회견은 김 위원장의 당무감사위 출석과 같은 시간에 열리게 돼 발언 내용과 수위가 주목된다.

당내 갈등상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원내대표 출마 후보들은 계파 정치에 거리를 두며 당내 민주주의 회복과 통합을 강조했다.

출사표를 낸 김성원 의원은 "저는 특정 당내 계파를 위해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힘 전체 의원의 의사를 대리하기 위해 출마했다"며 "당내 민주주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정당 문화를 바로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송언석 의원도 출마 회견에서 "국민들은 갈등과 암투에 지친 정치는 더 이상 원하지 않으신다"며 "정책으로 싸우고 통합으로 승리하는 국민의힘, 피와 땀과 눈물로 변화의 길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환수 기자  naewoe45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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