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광용 거제시장이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전 시민 대상 민생회복지원금 20만 원 지급 추진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자료사진

"정부 · 국회는 고공농성 조기 해결 위한 중재" 요청
노동자에겐 "연대 · 타협의 결단과 지혜 발휘" 당부

[시사코리아저널=정종민 선임기자] "땡볕이 내리꽂히는 철탑 고공농성은 단순히 한 개인의 요구가 아닌 조선업이 안고 있는 원하청 이중 고용구조의 모순, 열악한 노동환경과 현실적이지 않은 임금체계 등 지금껏 외면되고 반복되어 온 차별에 대한 문제 제기일 것입니다."

변관용 거제시장은 11일 입장문을 통해 서울 한화 본사 앞 30미터 철탑 위에서 한화오션 하청노동자가 하청노동자 상여금 인상, 처우개선 등 단체교섭 타결을 요구하며 89일째 목숨을 건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변 시장은 "조선업은 다시 호황이고, 수주가 늘고 생산이 분주하다고 하지만, 정작 그 중심에서 조선업 생산의 약 80%를 담당하는 조선 협력사 노동자들은 여전히 최저임금 수준의 처우와 위험한 작업환경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가고 있다"며 "2016년까지 연간 550%의 상여금은 조선업 불황으로 대폭 삭감, 재조정됐다가 2023년 연간 50%의 상여금이 재도입됐지만 과거에 비해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다"고 협력사 노동자들의 열악한 임금수준을 직시했다.

또한 "조선하청지회는 단체교섭에서 상여금 50%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원청인 한화오션의 직접 교섭 참여를 촉구하고 있으나 한화오션은 교섭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어 단체교섭은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이 지난 5월 22일 서울 한화 본사 앞 고공 농성장을 찾아 농성자와 통화하고 있다.

변 시장은 특히 "생존을 위협하는 조선하청지회 노동자의 고공농성 장기화는 갈등을 심화시키고, 상호 신뢰 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들며 지역사회의 안정은 물론, 거제 조선산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면서 "대립과 갈등이 아닌 소통과 타협으로 한화오션 하청노사의 2024년 단체교섭 타결을 통한 고공농성의 조기 해결로 상호 신뢰 회복의 기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변 시장은 따라서 한화오션을 향해 "생산성 향상 및 지속성장과도 직결된 만큼 고통을 호소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면서 "이번 고공농성의 발단이 되고 있는 하청 노사간의 단체협약 타결에 보다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입장을 보여 달라"고 주문했다.

국회와 정부를 향해서는 "조선업 전반의 구조적 문제와 하청노동자 처우 개선에 대한 근본적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고공농성 조기 해결을 위한 중재에 적극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변 시장은 노동자에게 "노동자 여러분의 입장과 현장의 어려움에 대해 시에서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생명을 담보로 한 고공농성을 빨리 풀 수 있도록 연대와 타협의 결단과 지혜를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다.

변 시장은 "거제시는 이번 사태를 엄중히 인식하고 조속한 해결을 위한 노력들을 다해가겠다"며 "노동이 존중받고, 기업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상생 구조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거제시는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이 지난 22일 서울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조합원들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정종민 기자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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