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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리튬추출 신기술 개발 의미와 성과삼고초려로 염수 얻고 ‘5고초려’ 끝에 가계약 체결...이상득 의원 공과
  • 이준형 기자
  • 승인 2012.02.2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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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등 모바일 IT 제품시장은 연일 급성장하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와 고유가 추세 속에서 친환경·고연비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요가 늘고 있고 심지어 무연기관을 대체할 차세대 전기자동차의 시장성 역시 커지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고효율의 배터리가 쓰인다는 것.

현존하는 최고의 배터리 소재는 단연 리튬(lithium)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1위의 리튬 배터리 생산국으로 연간 약 1만 2천톤의 리튬을 사용하고 있으나, 국내 부존량이 없어 칠레 및 아르헨티나 등지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

▲ 리튬 추출 기술개발 설명회에서 이상득 국회의원(오른쪽)이 볼리비아 리튬자원 관련 주무부처장인 에차수(Luis Alberto Echazu) 증발자원국장과 포옹하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IT 강국이자 세계 5위 자동차 수출국인 대한민국이 미래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리튬 자원 확보가 필수적이란 사실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리튬은 광석에도 존재하지만 대부분은 염수에 고농도로 녹아있는데 리튬 함량이 높은 염수는 지구상의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및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만 존재하며, 현재 50% 이상이 칠레에서 생산되고 있다.

최근 볼리비아 우유니 염호를 본격 개발하고 있는 볼리비아가 세계 매장량의 50%에 달하는 540만톤의 리튬 매장량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리튬 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가 볼리비아 리튬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따라 2010년 3월 포스코 산하 RIST가 본격적으로 리튬추출기술 개발에 착수하게 됐으며, 1년여만에 기존 리튬 추출 기술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뛰어넘는 신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신기술개발은 해외자원개발에서 민관정 협력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포스코와 RIST의 우수한 기술력, 한국광물자원자원공사의 정보력과 자원개발경험, 그리고 대통령 특사로 5차례나 볼리비아를 방문해 자원외교를 펼친 이상득 국회의원이 유기적으로 협조한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 RIST 주웅용 원장(왼쪽)이 이상득 국회의원(오른쪽)에게 리튬 추출 기술개발 공헌에 대해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 김신종 사장은 “칠레나 아르헨티나에서 생산되는 리튬만 갖고도 지금 당장 우리의 수요량 조달에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중요한 건 앞으로 세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값도 비싸질 텐데 그땐 어떻게 할 거냐”며 “그런 면에서 볼리비아는 기회의 땅이고 블루오션이다. 다른 선진국들도 뛰어들고 있어서 점점 경쟁이 심해지기 전에 우리가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프랑스, 스위스 등 서구 선진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 우리 주변국들도 볼리비아 리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들의 국력과 물량 공세를 감안하면 한국이 경쟁에서 승리할 가망이 별로 없어 보였던 게 사실이다.

한국과 볼리비아는 1965년 국교수립후 대사관이 개설됐으나 IMF때 폐쇄되고 2009년 3월 재개설되었지만 경쟁국인 일본, 중국, 프랑스, 브라질 등에 비해 자원개발 외교에 매우 뒤처진 상황이었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을 깨고 현재 볼리비아와 가장 구체적인 협력안을 진전시키고 있는 것은 바로 우리나라다.

김신종 사장은 ‘한국형 자원외교’가 해답이라면서 적극성, 진정성, 기술력을 그 키워드로 꼽았다. 먼저 적극성이라면 이상득 의원(전 국회부의장·새누리당)을 따라올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환갑이 넘었지만 나름 건강을 자신하는데 그래도 볼리비아 한번 다녀오면 ‘죽겠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면서 “이 의원은 칠순도 훨씬 넘은 연세에 5번이나 다녀왔다”고 했다.

볼리비아는 먼 나라다. 비행시간만 25~27시간에 이르고 환승시간까지 감안하면 왕복으로 꼬박 3일 이상 걸린다. 더구나 수도인 라파스(La Paz)는 해발 4천 미터에 달하는 고지대라서 외국인 방문자들은 극심한 ‘고산병’ 또는 ‘저산소증’을 겪는 경우가 많다. 리튬이 녹아있는 우유니 염호도 해발 3,653미터 고지대에 걸쳐있다. 험지 중의 험지다.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도 2010년 1월 이상득 의원이 3번째로 볼리비아를 방문했을 때 “외국의 고위층 인사들은 이곳에 잘 오지도 않고 한 번 와봤던 사람은 절대 다시 오지 않으려 하는데, 나이도 적지 않은 분이 이렇게 여러 번 찾아오신 것에 정말 놀랐다”며 감동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2009년 첫 특사 방문에서 볼리비아 대통령이 한국 외에도 일본, 중국, 프랑스 등 다른 나라와 리튬 개발을 할 수 있다고 하자 “우리는 우리의 이득만을 챙기는 국가가 아니다. 자원을 수입하여 가공하고 그 부가가치를 팔아 우리나라를 발전시키고 자원 수입국에겐 재투자하여 그 나라의 경제를 발전시키는 상생의 나라"라며 진정성을 역설했다. 그러자 볼리비아는 연구용 우유니 염수 15,000리터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RIST에서 연구용 원료로 사용하고 있는 염수가 이것이다.

2009년 10월 두번째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볼리비아를 방문했을 때의 일화.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과 만찬을 마치고 환담을 하는데 갑자기 이상득 의원이 휴대전화를 뚜껑을 열고 배터리를 꺼내들었다.

“이게 리튬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우린 이걸 제조하는 기술을 전수할 수 있습니다.”

이상득의원은 아직도 리튬소재산업에 한국 진출 필요성을 낮게 보고 있던 모랄레스 대통령에게 한국의 첨단기술을 전수받지 않고서는 리튬전지 같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인식시키고자 한 것이다. 덕분에 볼리비아 정부는 특사단이 귀국한 며칠 뒤 리튬 소재를 한국과 함께 개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힘께 차별화된 기술력은 자원외교에 반드시 필요하다. RIST가 적기에 기술개발 가능성을 보여주지 않았다면 오늘의 성과는 남의 잔치가 될 법한 일이었다.

볼리비아 현지를 오가며 리튬 추출기술 개발을 진두 지휘한 권오준 포스코 부사장은 “우리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라며 “당분간은 누구도 따라 올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기존에 1년 이상 걸리던 추출 시간이 불과 1개월 이내로 단축되었을 뿐만 아니라 80% 이상의 높은 리튬 회수율에다 마그네슘, 칼슘, 칼륨, 붕소 등 기타 소재도 추출하는 ‘일석 다조’의 효율성을 자랑한다.

볼리비아의 리튬 추정 부존량은 세계 최대 규모(540만톤)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품위’ 때문에 리튬 추출기술이 경제성을 가를 것으로 파악해 왔다. 우리가 볼리비아에 제안한 리튬 추출기술은 기존의 증발 방식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것이다.

이처럼 한국이 리튬 자원전쟁에서 앞서 나가게 되기까지 무수한 뒷 이야기가 있었을 법하다. 포스코 권 부사장은 특히 작년 7월 말 5차 방문 때를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모랄레스 대통령 면담 일정이 아침 7시에 잡히는 바람에 볼리비아 라파즈에 자정 무렵 도착해서 밤새워 대책회의를 해야했고 급기야 외교부 통역요원은 피로에 고산병 증세까지 겹쳐 쓰러져버렸다. 현지 대사관직원으로 급히 통역요원을 대체하고 무사히 설명을 마쳤지만 이 의원도 결국 공항과 기내에서 코피를 쏟고 말았다고 한다.

포스코와 광물자원공사는 이상득 의원과 함께 올 3월 볼리비아를 다시 방문해 RIST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의 우수성을 설명하고 우유니 염호를 활용한 리튬 개발사업에 이 기술을 적용해 리튬 개발 초기단계부터 한국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자원외교는 성공확률이 10~20% 미만이다. 그만큼 위험도 크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자원을 수입해서 제조수출하는 나라이기에 자원확보에 실패하면 미래가 없다. 자원외교를 단기적인 성과를 보고 공과를 평가하기 보다는 더 긴 안목을 가지고 격려하며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바람이었다.

이준형 기자  iptv82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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