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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승덕 의원에게 돈봉투를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희태 국회의장이 8일 서울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하네다로 순방길에 오르며 관계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 ||
특히 2008년 7·3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 박희태 후보 측의 서울 및 원외조직을 책임졌던 A 당협위원장이 서울지역 30개 당협 사무국장에게 50만 원씩을 돌리도록 소속 구의원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일부 언론에 추가로 보도되면서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동아일보는 A 위원장은 한나라당 소속의 자기 지역구 구의원 5명에게 현금 2000만 원을 주며 "빠른 시일 내에 서울지역 30개 당협 사무국장에게 50만 원씩 전달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구의원들은 그 자리에서는 돈을 받았으나 그날 오후 A 위원장을 찾아가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돈을 반납했다고 당사자들이 전했다.
A 위원장이 돈과 함께 이들에게 건넨 문건에는 서울지역 당협과 당협위원장 명단, 이들의 캠프 회의 참석 및 대리 참석 여부, 관리책임자 명단, 당협위원장과 친분 있는 인물, 당협 사무국장 휴대전화 번호 등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이 명단 중에는 당시 전대 때 박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던 당협위원장도 포함돼 있어 소문대로 적지 않은 후보가 245개 전국 당협 대부분에 돈을 돌렸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시 한 후보의 전대 캠프에 있었던 관계자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고 의원이 뿌리쳤다는 300만 원은 전대 당일 '거마비' 명목으로 전달하는 것이고, 각 당협 사무국장에게 전달하는 돈은 대의원 식사나 격려금 명목으로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며 "A 위원장이 박 후보 캠프에서 서울지역 당협 사무국장을 관리하는 책임을 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A 위원장이 본래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 돈은 캠프의 선거자금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A 위원장은 박 후보 캠프에서 전국 원외지역 조직을 주로 담당했으며, 친이(친이명박)계 핵심 의원의 측근으로 불린 인물이다. A 위원장은 박 후보가 당대표로 선출된 이후 주요 당직에 임명됐고 2010년 전대 때는 안상수 후보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0ㆍ26 서울시장 보선 참패와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등의 악재를 털어냄으로써 4ㆍ11 총선에 임하려던 한나라당의 쇄신 의지에 찬물을 끼얹은 대형 사건으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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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폭로한 고승덕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출두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
이에 대한 수습은 전적으로 `박근혜 비대위'의 몫이다. `차떼기 정당'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지지 못한 상태에서 `당 대표에 의한 돈 선거' 오명을 떠안은 박근혜 비대위로서는 특단의 대책이 불가피해 보이며, 고강도 인적 쇄신이 방법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돈 봉투 사건에 연루된 관계자는 물론 돈 선거 등 과거 관행에 젖은 인사와의 `단절' 필요성이 점증하면서 그 `타깃'은 친이(친이명박)계에 맞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 의장은 친이계로 분류되며, 실제 2008년 전대 당시 친이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이는 `MB정권 실세 용퇴론'의 동력이 될 수도 있다. 이른바 `친이계 솎아내기'로 이어지고, 그동안 용퇴론에 반발해온 친이계는 `백기투항'하며 당의 인적 개편도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인적 쇄신이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친박(친박근혜)계 중심 `한나라당호'의 순항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번 사건 자체가 한나라당의 존폐를 가를 대형 사안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사건의 장기화 등으로 `박근혜표 쇄신'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따라서 쇄신파를 중심으로 한 `재창당론'이 재조명 받고 있다. `박근혜 비대위'의 대국민 사과 및 낡은 정치와의 결별 선언에도 `한나라당에 대한 임계점'이라는 국민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
서울지역 초선인 김용태 의원은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 신뢰의 기본이 무너진 사태"라고 규정했다. 당내 `재창당론'이 탄력을 받게 되면 당의 해산, 나아가 중도ㆍ보수 진영의 대개편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고 의원의 진술대로라면 현직 국회의장에 대한 검찰 조사는 불가피해 보이며, 이는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냉소ㆍ환멸을 촉진함으로써 그 파장이 한나라당 차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
한나라당을 향해 공격의 포문을 연 민주통합당도 `무풍지대'일 수 없다는 우려마저 있는 상황이다. 이미 야권 인사들 사이에서 `전대 당시 돈 봉투가 건네졌다', `금품 살포를 경험했다'는 등의 설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역시 `돈 봉투 사건'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민주통합당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역공에 나설 수도 있다.
자칫 총선을 불과 3개월 앞두고 정치권 전체가 국민으로부터 외면받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종민 기자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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