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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독이 든 성배’ 비대위 입성 ‘시험대 올랐다’한나라당은 최상의 선택…朴에게 '毒일까 藥일까'
  • 이환수 기자
  • 승인 2011.12.2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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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파국은 대선가도 제동’ 조기등판 이유
해결할 과제 ‘첩첩산중’…온 천지 암초로 가득차
첫 시험대 ‘소통’으로 통과…4월 총선이 분수령

박근혜가 ‘독이 든 성배’를 들고 비상대책위를 통해 다시 나섰다.
위기에 빠질 때마다 구원을 애원하던 한나라당에 대해 마침내 박근혜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전면에 나선 것이다.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을 치른 2007년 8월 이후 4년여 만의 전면 등장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이버테러 사건 등으로 숨이 넘어갈 지경이던 한나라당은 일단 ‘박근혜 인공호흡기’를 단 셈이다.
박근혜의 비대위원장 취임은 한나라당에게는 분명 최상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지만 대선가도를 달리던 박근혜에게 있어 조기등판은 자신에게 독(毒)일까 약(藥)일까.
이에 대한 정가의 해석과 전망이 분분하다.
일반론적인 시각에서 한나라당이 내년 4.11총선에서 승리한다면, 아니 절반의 성공이라도 거둔다면 약(藥)이 되겠지만, 패배한다면 독(毒)이 될 것은 분명하다.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19일 박근혜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직을 맡는 것과 관련, "대권후보로서 손해를 볼 가능성이 제법 크다"고 진단했다.
이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현 정부가 실정을 많이 한데 대한 (악)영향을 받으면서도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하는데 그것을 한다는 것은 보통일은 아니다"면서 "그나마도 비대위를 추진하면서 당내외의 방해 세력이 많다"고 우려했다. ‘독이 든 성배’를 받아 든 박 대표를 염려하는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는 대목이다.
그렇지만 지난 ‘천막당사 구당’처럼 당내 쇄신과 내년 총선을 무난하게 헤쳐나갈 경우, 대선 가도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방도 나오고 있다.
박근혜 왜 ‘조기등판’ 했나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대선후보 경선을 치른 2007년 8월 이후 지난 10.26 재.보궐선거 지원 이전까지 4년여 동안 공식적인 당 활동은 자제해왔다.
하지만 견고해 보이던 대세론이 10.26 재.보궐선거를 통해 ‘안철수 바람’에 흔들리는 등 가만히 앉아 있기가 어려워졌다.
결정적으로 사이버테러 사건 직후 상황은 더욱 긴박해졌다.
홍준표 대표의 안이한 대응에 박 전 대표는 ‘조기 등판’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쇄신파 의원들의 탈당 논의를 전해들은 데 이어, 12월 7일엔 박근혜계인 유승민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며 홍준표 대표 사퇴와 박 전 대표 ‘등판’을 압박하자 고심은 더욱 깊어졌다고 한다.
특히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 전 대표의 의중을 잘못 읽은 일부 박근혜계 의원들까지 가세해 홍 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이 나자 답답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부터 모든 외부 일정을 중단한 채 고심을 거듭했고, 결국 직접 나서서 당을 수습하기로 했다.
홍 대표 체제 유지와 쇄신파의 탈당은 한나라당이 쇄신을 거부하는 것으로 보이는 수준을 넘어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게 됨을 의미한다.
이는 곧 박 전 대표의 대선 가도에 제동이 걸린다는 뜻이다. 그가 조기등판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마디로 싫지만, 자기 손에 피를 묻히지 않으면 ‘큰일’을 그르칠 수 있게 된 셈이다.

치러야 할 과제 ‘산 넘어 산’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지난 19일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 당 운영의 전면에 나섰다. 박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 후 수락연설을 통해 "암흑 속에서 등대를 보고 똑바로 가듯이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국민으로부터 외면을 받게 됐는지 참담한 심정"이라며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박 비대위원장은 지금까지 한나라당이 입버릇처럼 말해온 당 쇄신을 행동으로 가장 먼저 보여줘야 한다.
이어 내년 총선 공천과 그에 따른 선거 결과까지 책임져야 할 처지다.
이를 위해선 이명박 대통령과의 ‘선긋기’를 어떤 형식으로 취할지도 선결해야 할 과제다.
‘밥상’을 박 위원장이 받아드는 것이 마뜩잖아 하는 당내 인사도 여러 곳에 있다.
정몽준·이재오 의원과 김문수 경기지사 등 잠재적 대선후보 경쟁자들이다.
이들과 가까운 의원들은 다른 대선후보군의 활동 공간도 보장해야 한다는 요구를 하며 끊임없는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최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화려한 생일잔치 기다리는 처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외부인사가 공동의장 맡아야 한다"고 하는 등 박 위원장에 대한 견제성 발언 등이 이를 대변한다.
게다가 박 위원장을 비롯한 친박계가 “기득권 포기”를 선언했지만, 쇄신파 등은 보이지 않는 ‘기득권 포기’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
당을 살리는 것과 대선후보가 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얘기다.
박 위원장의 쇄신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탈당 카드가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주도하는 대 중도신당이 한나라당 탈당 인사들을 영입하기 위한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는 점도 이와 관련지어 박 위원장을 압박하는 대목이다.
이밖에도 박 위원장은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과 당 쇄신안 등 현안의 무게가 만만치 않은 가운데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이라는 비상사태에서 위기관리능력을 시험받고 있다.
김 위원장의 사망에 대한 후속대책은 물론이고 후계자 김정은에 대한 대응, 한반도 안보상황의 평화적 관리 등에 관해 유력 대선후보로서 역량을 보여야 할 무대가 마련된 것이다.
‘박근혜 검증’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박근혜 리더십' 첫 시험대 통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대표는 지난 14일 당내 쇄신파 의원들과의 전격 회동을 통해 소속 의원들의 탈당 사태로까지 비화했던 한나라당의 내홍을 마무리 지으면서 '박근혜 리더십'이 첫 시험대를 통과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쇄신파와의 회동에서 "의총이 있기 전에 (의원들이) 연락하면 만나고 전화통화도 하고 했는데, 의총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기간에 그렇게 하면 뭘 지시하는 것처럼 오해를 받을 수 있어 자제했던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다 만날 것"이라고 소통 강화의 의지를 거듭 다졌다.
때문에 '비대위의 재창당 추진' 문제로 친박계와 갈등을 빚었던 쇄신파와의 이날 회동이 예상보다 '좋은' 분위기로 끝났다.
특히 박 전 대표는 2년7개월만에 의원총회에 참석, 전체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재창당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도 직접 밝히는 자리를 마련해 당내 소통강화 정치를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박 비대위원장은 한나라당 파국 직전에서 소통을 통해 비상대책위를 출범시키고 자신이 비대위원장 직을 맡아 새 출발을 했다는 점에서 첫 시험대를 통과했다는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 비대위의 성공 여부

박 위원장의 비대위 성공 여부는 내년 4월에 치러질 총선의 결과로 알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위원장의 비대위 성공 여부를 지난 2004년 탄핵 이후 박근혜 대표 체제에서 한나라당이 차지한 121석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현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 정서가 그만큼 바닥을 치고 있다는 반증이다.
‘차떼기 정당’이라는 비난을 받을 당시 박 전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국민들을 향해 "마지막으로 한번만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고, 한나라당은 개헌 저지선인 121석을 얻는 성과를 거둔바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위원장이 한나라당을 쇄신하고 국민에게 다시 신뢰를 얻어 121석 이상의 성적표를 받는다면 박 위원장이 이끄는 비대위도 성공한 것이고 대권 가도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환수 기자  naewoe45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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