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표는 7일 유승민 원희룡 남경필 최고위원이 `디도스 사태'를 계기로 이날 전격 사퇴한 것과 관련, 자신에 대한 동반사퇴 압박을 거부하며 재창당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홍준표 체제 붕괴가 불가피하다는 당 안팎의 시각이 우세해지면서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당 운영 문제에서 전면에 등장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박 전 대표는 아직 구체적인 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지 전면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당내 대체적 기류여서 박 전 대표의 등판은 불가피하게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박 전 대표가 당 전면에 나설 경우, 지난 2006년 6월16일 당 대표 임기를 마친 뒤 약 5년5개월만에 당을 지휘하게 된다.

그렇지만 박 전 대표의 조기등판에는 부담도 적지 않다.
대선 주자라는 점에서 당권과 대권이 분리돼 있는 당헌.당규의 개정문제를 직접 처리하는 무리수가 따를 뿐 아니라, 당 운영의 성패가 자신의 대권 운명과 같이 한다는 부담도 져야 한다.

여기에다 구 친이(친이명박)계를 중심으로 박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으로 나서는 것은 해법이 아니며, 근본적으로 당 해체 후 재창당이라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스스로 넘어야 할 산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세론'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인 이들은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 당 변화를 주도하려 할 경우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이 경우 박 전 대표가 `전면 등장'을 유보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최근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수행비서의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하면서 탈당론과 당 해체론 등이 불거지는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입장선회 관측이 제기돼왔다.

현재 한나라당 내에서 그나마 국민에게 어필 할 수 있는 인물은 박 전 대표가 유일하다는 것이 당내 대다수의 기류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대선자금 수사와 노무현 대통령 탄핵 후폭풍으로 한나라당이 위기에 처하자 박 전 대표가 당 대표로서 천막당사로 옮긴 뒤 국민에게 호소해 당의 총선 선전을 이끌고, 이후 당 개혁작업을 이끌었다는 평가도 이런 분위기에 녹아 있다.

한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의원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현 지도체제 붕괴를 전제한다면 선택지는 ▲비대위 구성 ▲당 해체후 재창당 ▲조기 총선 선대위 구성 등 3가지일 것"이라며 "그래도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비대위 구성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핵심 의원도 "결국은 비대위 체제로 가지 않겠느냐.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지 않겠나 싶다"고 공감했다.

정종민 기자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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