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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지심도 전쟁유산 어떻게 보전 · 활용할 것인가거제시민 세미나서 지심도 전쟁 유산의 구축 과정과 제도적 보전방안 모색
  • 정종민 기자
  • 승인 2023.12.04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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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지심도 전쟁유산 보전과 활용을 위한 거제 시민 세미나가 11월 30일 거제시의회에서 열렸다. 사진은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시사코리아저널=정종민 선임기자] 1936년 일제가 강제로 점령해 섬 전체를 군사시설로 요새화했던 거제 지심도의 전쟁유산 보전과 활용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이사장 조명래)는 지난달 30일 거제시의회 2층 회의실에서 섬연구소(소장 강제윤), 거제시의회기후환경정책연구회(회장 한은진 의원)와 공동주최로 ‘지심도 전쟁유산 보전과 활용을 위한 거제 시민 세미나’를 개최했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동명대학교 이지영 교수는 “태평양전쟁을 준비하던 일제는 ‘진해만요새사령부’ 및 부산항 방어와 대한해협의 경계를 위해 지심도를 강제 점령했다”고 군사요새 구축 배경을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일제는 지심도 주민을 강제 이주시킨 후, 18개월 동안 섬 전체를 요새화해 현재까지 헌병대 분주소, 포대, 탄약고, 관측소, 서치라이트 보관소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일제는 지심도에 사정거리 20km에 이르는 150mm 캐논포 4문을 설치해 대마도에 구축한 ‘쯔쯔자키 포대(豆酸崎 砲台)’와 더불어 대한해협의 제압을 의도했다. 
지심도에서 대마도까지는 50km(대마도 북단 우니시마[海栗島] 기준)에 불과하다. 

이지영 교수는 “일제는 지심도의 군사시설 운영을 위해 1개 중대, 100여 명이 거주할 수 있는 부대시설을 지었다”며 “당시의 장교 및 간부 숙소, 징용자 숙소, 군 막사 등은 현재 지역주민의 주거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과거와 현재의 현황을 조명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자인 경기대학교 안창모 교수는 지심도 전쟁유산 보전에 활용할 수 있는 제도에 관해 설명했다. 

안 교수는 “과거의 등록문화재 제도가 국가등록문화재와 시·도등록문화재로 분화했으며, 점 단위에서 면 단위 보호를 위해 ‘근대역사문화공간’이라는 제도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여수, 거문도, 진해 등의 구체적인 사례를 들었다. 
안 교수는 또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우수건축자산’에 마을, 공간시설, 오래된 골목길까지 포함될 수 있다”며 지심도에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밖에도 같은 법에 명시된 ‘건축자산진흥구역’ 제도 역시 지심도의 제도적 보전방안으로 소개했다.

이날 주제 발표에서는 거제시 옥치덕 관광과장은 거제시가 추진하고 있는 ‘지심도 산마루 놀이터 조성사업(이하, 산마루 놀이터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옥 과장은 “산마루 놀이터 사업은 총 243억 원 규모로 아카이브, 산마루 테마정원, 동백숲 들놀이터, 생태모험장 등이 조성된다”고 밝혔다.

거제 지심도 전쟁유산 보전과 활용을 위한 거제 시민 세미나가 11월 30일 거제시의회에서 열렸다.

# 지심도 전쟁 유산의 제도적 보전의 필요성에 공감대 형성

주제 발표에 이어진 토론에서는 참석자 대부분이 지심도 전쟁 유산에 대한 제도적 보전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했다. 

다만, 보전의 대상과 규모에 따라 ‘국가등록문화재’, ‘시도등록문화재’ 그리고 ‘집합체’로서 ‘근대역사문화공간’, ‘건축자산진흥구역’ 등의 미미한 차이를 보였다. 

그동안 ‘규제’로 인식됐던 제도적 보전이, 지심도 주민까지 적극적으로 필요성을 제기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 밖에도 전쟁유산 활용을 통한 주민 삶의 질 향상과 경쟁력 있는 생태관광을 위한 에너지 자립화 방안 등이 논의됐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강제윤 섬연구소 소장은 “지심도에 대한 정부와 거제시의 관광시설 투자가 추진되고 있지만, 주민소득으로 연결되기 어려운 구조다”고 진단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민 민박 시설 개선을 지원하고 거제시가 매입한 건물을 문화재청의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의 지정, 주민소득 창출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심도 주민 대표로 토론에 참여한 옥정주 씨는 “일제 전쟁유산인 지심도 모든 적산가옥을 본래의 모습으로 복원해 체계적으로 보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옥 대표는 이를 위해 적산가옥에 대한 국가등록문화재 또는 지방등록문화재로의 지정을 촉구했다. 
옥 대표는 “문화재로의 지정은 지심도가 동백꽃과 어우러진 관광명소로 부각될 수 있으며, 전쟁유산의 문화적 가치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거제시 의회의 토론자로 참여한 이태열 의원은 “지심도가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생태관광의 활성화를 위해 신재생에너지로의 운영이 필요하다”며, 그 대안으로 “탄소 배출없이 친환경 개발이 가능하도록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해 생태관광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前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원종태 국장은 “특정기업 또는 행정 독점형 대규모 토목공사를 동반한 관광단지 개발은 난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심도 개발에 대한 조심스러운 견해를 밝혔다. 
원 전 국장은 “‘관광객 100만 명 시대’라는 양적 성장보다 친자연, 친문화형, 친힐링형 관광정책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심도 전쟁유산 중 하나인 전등소장 사택의 모습.

‘지심도 전쟁유산 문화재 등록을 위한 과제’로 토론에 참여한 이연경 인천대학교 교수는 “문화재청의 ‘역사 문화재 전수조사’에서 지심도 전쟁 유산 대부분이 조사돼, 예비문화재로서의 가치는 확인된 상태다”고 최근의 상황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지심도의 전쟁유산이 ‘국가유산’으로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 ‘집합체’로서 지심도 전쟁 유산을 보전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총체적으로 포함한 ‘복합유산’으로 다뤄져야 한다”며 “무조건적인 ‘원형복원’보다 전쟁 시설이 가지는 다양한 시간 그리고 의미를 고려한 보전과 활용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거제문화원 지역사연구소 김의부 소장은 지심도의 역사를 기록관에 전시할 필요성과 노후되거나 훼손된 전쟁 유산의 시설 보수, 개선을 제안했다.

이날 세미나의 공동 주관단체인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임항 대표는 “지역주민과 관련 전문가, 시민단체의 의견을 통해서 지심도 전쟁 유산 보전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한 것이 이번 세미나의 가장 큰 성과다”고 평가했다. 
임 대표는 이어 “거제시가 개발계획 추진에 앞서, 전쟁 유산에 대한 제도적 보전방안을 우선 수립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종민 기자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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