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1일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의원만이 참석한 반쪽 심사를 시작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이 항의하면서 다시 파행으로 치달았다.

한나라당 계수조정소위 위원 7명과 자유선진당 임영호 위원 등 8명은 이날 오전 10시 각 상임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로 감액 의결한 예산항목부터 심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10시50분께 기획재정부에 이어 국세청 예산안 심사가 시작되자마자 민주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계수조정소위 위원 4명이 입장, "예산을 단독심사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민주당 위원들은 자리에 앉지 않은 상태에서 위원장석 주변에 선 채로 "한미 FTA 날치기부터 사과하라", "괜히 쇼한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위원들은 "예산소위까지 이런 불상사를 보이는 건 여야가 공멸하는 길", "오늘 이 자리는 민주당 계수소위 위원들을 소위로 빨리 보내달라는 뜻을 민주당 지도부에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정 위원장을 대신해 한나라당 장윤석 간사는 언쟁이 계속되자 11시께 대화를 위해 10분만에 정회를 선언했고, 여야 위원들은 함께 예결위원장실로 이동했다.

이 자리에서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과 민주당 박기춘 의원이 원색적인 비난과 막말이 오가는 험한 말싸움을 주고 받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장 간사는 "계수소위는 그냥 예산안을 심사하고 처리시기와 방법은 원내지도부에 맡기면 어떻겠냐"고 제의했지만, 강 간사는 "그럴 수 없다. 의사일정을 더 진행하지 않는 걸로 알겠다"며 거부했고 민주당 위원들은 곧 퇴장했다.

한나라당 장 간사는 "내일도 계수조정소위를 열어 중단된 예산안 심사를 계속하겠다"며 "민주당 위원들에게 자꾸 소위에 들어오라고 하지만 계속 거부해 갑갑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강 간사는 "한나라당은 단독심사한다고 형식적인 쇼를 할 게 아니라 내부적으로는 당정협의를 통해 삭감액 등을 더 고민하고 밖으로는 국회정상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민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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