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결혼을 당했다며 이혼을 요구하던 아내를 살해하고 암매장 한 4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1일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자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살인 등)로 성모(42)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성씨는 지난달 초 금천구 독산동 자신의 집에서 아내 이모(37)씨가 이혼과 함께 3천만원의 위자료를 요구하자 격분, 둔기로 때리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성씨는 범행 이후 숨진 이씨의 시신에 모자를 씌우고 이불을 둘러 살아있는 것처럼 위장한 다음, 승용차 뒷좌석에 시신을 숨긴채 경북 경주의 한 야산으로 가 땅에 묻어 범행을 은폐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암매장 장소 인근의 사찰에 들러 '아내가 교통사고를 당해 숨졌다'면서 위패를 세웠고, 이씨의 휴대전화로 '함께 여행을 간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지인 등에게 보내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씨는 도주 중 아내의 신용카드로 수백만원을 인출해 유흥비와 생활비로 사용하기도 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성씨 부부가 갈등을 빚은 원인은, 성씨는 자신이 법조인 가문 출신의 명문대 법학과 졸업자라고 속여 이씨와 지난 5월 결혼했다가 경제적 무능력함이 탄로나면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결혼 이후에도 지인의 인테리어 가게에서 일을 돕는 것 이외에는 일정한 직업 없이 이씨가 일해 번 돈으로 주로 생활비를 충당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성씨의 소지품에서 흉기가 발견됨에 따라 그가 도피 중 또 다른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장기영  j329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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