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성매매 `원정녀' 40일간만 110명 적발
도착 순간부터 여권 빼앗겨 말 한마디 못해
조직적 브로커 개입...위장 해외 나가기 수월
중국, 일본, 필리핀, 태국은 물론 캄보디아나 카자흐스탄까지 아시아 각국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성매매 업소가 극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한국 여성들이 성매매로 나서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호주에서는 성매매를 하는 한국 여성들의 수가 1,000명을 넘어섰다는 현지 한국 공관의 보고서까지 나온 상태다.
이처럼 한국인들의 해외원정 성매수 행위도 끊이지 않고 있어 자칫 국제적 망신으로 이어질수도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일부에서 해외원정 매춘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잇따른 보도로 경각심이 들만도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더욱 급증하고 있다는 목소리까지 들려온다.
더구나 돈벌이를 찾아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국내 성 매매 여성들까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종사자의 증언이다.
현재 한국에서 성매매 업소를 정리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힌 한 업주는 “굳이 특별법 단속 때문이 아니라도 성매매 업소들이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해외행을 택하고 있는 여성 종사자들과 남성들의 해외원정 매춘을 꼽은 것을 볼 때, 해외 성매매 진출에 대한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는 시점이다. <편집자 주>
한국여성 해외 성매매 실태
한국 여성들의 해외 원정 성매매는 이미 해묵은 사회 문제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5년간 미국 동부지역에서 성매매 혐의로 미국 사법당국에 적발된 인원은 200명으로, 이 가운데 일부는 간호사 자격으로 미국에 입국해 성매매 활동을 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일본 역시 한국 여성들의 성매매가 활발한 곳이다. 경찰청 외사국은 지난 8월부터 한달간 ‘해외원성성매매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225명의 성매매 여성 및 성 매수 남성, 브로커를 잡아들였다.
특히 이들 가운데 일본과 관련한 종사자 수가 약 60%였다. 최근에는 이른바 ‘원정녀 동영상’이라는 제목으로 한국 여성들과 일본 남성들의 성매매 현장을 담은 음란물이 나돌아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여성들의 원정 성매매는 최근 몇년 사이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국내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손님이 줄면서, 환차 등을 고려하면 해외 성매매가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해외에선 익명성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나중에 귀국하더라도 과거 행적을 지울 수 있다는 이점도 있어 원정 성매매를 선택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수사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최근 들어 동남아시아 지역에는 한인들이 운영하는 룸살롱식 업소들이 많이 늘었다. 태국 현지 관광가이드 A씨는 “국내 성매매 특별법 시행 이후 현지인을 바지사장(업소를 개점하기 위해 서류상 현지인을 업주로 한 경우)으로 내세운 한인들의 룸살롱식 업소가 늘고 있다”며 “손님의 대부분이 한국인들로 성매매만을 목적으로 이곳으로 원정 오는 매춘관광객들이다”고 말했다.
중국과 베트남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말 중국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B씨는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지역의 경우 업소 입구에 ‘한국 여성 대기 중’이라는 푯말까지 버젓이 걸려 있었다”며 “현지여성들은 2차(매춘을 의미) 비용이 한국 여성의 절반도 되지 않을 정도고, 한국 여성과 2차가는 비용은 국내와 비슷하지만 술값이나 안주값 등이 워낙 싸기 때문에 원정매춘만을 목적으로 온다면 비행기 값 정도는 빠지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경우 현재 포르노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포르노 사이트를 포함해 매춘사업에 대한 단속까지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며 “원정 매춘 길에 나선 한국인이나 불법체류를 통해 이곳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들이 단속에 걸려 자칫 국제망신을 살까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해외 성매매 진출 어떻게 이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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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특별법 이전 같이 일하던 7명의 성매매 여성 중 3명이 이미 해외업소로 자리를 옮겼고, 나머지 여성들의 경우도 해외업소 진출을 고려하는 중이라고 한다.
이처럼 그 동안 성매매 업소에 종사하던 여성들의 탈 성매매가 이어지는 듯 보였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상당수의 성매매 여성들이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성매매 여성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이 수월한 데는 조직적인 브로커가 개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국내 성매매 시장이 어려워진 이후로 이런 브로커들이 더욱 극성을 부리고 있다는 것.
이들 브로커들은 대부분 ‘고소득’과 ‘해외의 자유로운 생활’을 부각시키며 여성들을 유혹하고 있다. 현지 사정에 어두울 수밖에 없는 국내 성매매 여성들은 당연히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구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한국인 여성을 일본 성매매 업소에 알선한 혐의(성매매 방지법 위반)로 붙잡힌 구모(38)씨 등은 여성 1인당 10만엔(한화 130만원 상당) 가량의 소개료를 받고 지난해 9월부터 올초까지 성매매여성 20여명을 일본에 알선했다.
이들은 주로 국내 유흥업소 접대부 등으로 일하다 채무가 많아졌거나 성매매특별법 시행 후 일자리를 잃은 여성들에게 접근, 선불금을 받고 하루 300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며 유인해 일본으로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에서 출장성매매업소를 운영한 김모씨는 한국에서 넘어온 여성들의 반나체 사진을 찍어 인터넷홈페이지에 올리거나 잡지 등에 광고를 한 뒤 시간제로 성매매남성들을 모집해 성매매비용의 40%를 알선 대가로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또 미용비용 등을 성매매여성들에게 부담시키고 월 10%의 고리이자를 받으면서 성매매를 알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줄줄이 적발되는 '성매매.원정녀'
해외 원정 성매매 혐의에 연루돼 경찰에 적발된 사람이 최근 40일간 22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지난 8월22일부터 9월30일까지 40일간 해외 성매매를 집중 단속한 결과 총 225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 한국 여성은 목돈 마련 등 경제적 목적으로 해외에 나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관광과 함께 성매수까지 즐기던 남성은 54명, 성매매를 알선한 브로커는 61명 적발됐다.
국가별로는 일본이 132명으로 가장 많고 필리핀 50명, 중국 20명, 미국 18명 등 순이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몸을 팔려던 여성이, 필리핀과 중국 등에서는 성을 매수하려던 남성 관광객이 다수 적발됐다.
‘원정녀’ 해외 피해 사례
‘고소득’과 ‘해외의 자유로운 생활’이라는 유혹의 덫에 걸려 해외로 나가는 ‘원정녀’.
하지만 현지에 나가면 사정은 1백80도 바뀌고 만다.
대부분 국내에서보다도 더욱 심각한 ‘창살 없는 감옥생활’을 한다는 것.
도착하는 순간부터 여권을 빼앗겨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곳에서 불법체류자 신세로 전락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고 무엇보다 국내에서 생활할 때보다도 더욱 노골적인 성매매를 강요받기 일쑤라고 전해지고 있다.
해외로 나간 대부분의 성매매 여성들은 현지 한인들이 운영하는 업소에서 일하게 된다.
일부는 현지인이 운영하는 업소에서 일하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이 현지 소식통의 전언이다.
`해외이기 때문에 알아보는 사람이 없어 익명성이 보장되고 한달에 3천만원 정도를 벌 수 있다'며 일본 성매매 업소 취업을 알선하다 경찰에 적발된 한 일본 알선책들은 국내 사채업자와 결탁, 유흥업에 종사하는 채무자들을 일본에 보내 성매매 수익금으로 채무를 갚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에게 속아 일본에 간 여성들은 당초 약속받은 `월 3천만원 수익'을 얻기는 커녕 항공료와 숙박비, 성형수술비, 휴대전화 사용료, 홍보용으로 찍은 반나체 사진 촬영비 등으로 낸 선불금에 월 10%의 이자가 붙으면서 600만~1천만원의 빚을 떠안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이 들의 성관계 과정이 `원정녀 동영상'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도 널리 퍼져 피해를 입기도 한다.
'한국형 성매매 문화 국제적 팽창'
정재원 서울대 연구원…"500명 고용 대형 업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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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부가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대형TV를 통해 해외 성매매 관광 근절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STOP, 해외성매매 관광' 화면은 여성인권중앙지원센터가 시민들로부터 공모한 UCC(사용자제작콘텐츠)를 편집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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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원 서울대 여성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 19일 한국여성학회 주최로 서울대 신양학술정보관에서 열린 추계학술대회에서 '한국형 성산업과 성매매 문화의 국제적 팽창' 발표문에서 한국기업이나 한인 자영업자가 몰려 있는 중국 칭다오에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성매매 업소가 10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발표문에 따르면 대규모 업소에는 여성 종사자가 150~300명에 이르며 상하이의 한 성매매 업소 겸 호텔은 여성 종사자가 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필리핀에는 마닐라 지역에만 한국인이 운영하거나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성매매 업소가 100여곳 있으며, 세부 등 휴양지에서도 한국형 업소가 확산 추세에 있다.
정 연구원은 "성매매 업소 운영은 불법이지만 현지 당국이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아래 운영을 묵인하는 경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태국은 방콕이나 파타야 등지의 교민지에 광고를 내는 한인 성매매 업소만도 30여곳이며, 베트남은 2007년 단속 강화로 한동안 성매매가 주춤했다가 최근 들어 호찌민과 하노이를 중심으로 한인 업소가 증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자카르타를 비롯해 발리 등 휴양지에 100여곳의 한국인 상대 성매매 업소가 있다.
캄보디아는 빈국에 속하면서도 프놈펜을 중심으로 한인 성매매 업소가 12곳 이상 성업 중이다. 정 연구원은 한 업소당 20~30여명이 종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카자흐스탄에서도 고려인 등을 명목상 사장으로 내세워 운영하는 한인 업소가 10곳이다. 교민 수가 2천여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규모가 큰 편이라고 정 연구원은 설명했다.
중앙아시아도 원정 매춘 ‘급부상’
국내 한 여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러시아를 포함한 중앙아시아는 한국인들의 해외원정 매춘 지역으로 최근 급부상한 곳이다. 90년대 후반 모스크바에 가라오케 업소가 처음 문을 연 것을 신호탄으로 현재 10여 개의 한국 룸살롱식 업소가 성업 중이라고 한다.
대부분 러시아 마피아의 도움으로 한인들이 업소를 개설하는 경우로 일반 건물 지하나 아파트 등을 개조해 간판도 없이 원정매춘 온 한국관광객이나 현지 한인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암암리에 영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업소는 모스크바뿐만 아니라 블라디보스톡과 사할린 등 한인들이 많이 살거나 많이 찾는 곳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밖에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러시아 인근 연합국가에도 국내 특별법 시행 이후 원정 매춘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에 지난해부터 한인들이 운영하거나 혹은 한인들을 모방한 룸살롱식(매춘을 목적으로 한) 업소들이 생기고 있다”며 “이곳으로의 여행을 문의하는 남성들 중 일부는 노골적으로 이들 업소를 패키지에 넣을 수 있냐고 문의한다”고 말했다.
장기영 j329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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