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머리야!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2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창당 14주년 기념식에서 두손으로 머리를 만지고 있다.

지도부는 "더는 늦출 수 없다"며 한결같이 신속처리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일부 쇄신파와 협상파 의원들은 국회 파국을 막기 위해 마지막 한 번 더 협상노력을 해 보고 12월에 처리하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까지 외견상으로는 `24일 처리'가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내부 이견이 있어 100%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당이 하나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할 경우 정작 본회의장에서 `대오'가 흐트러질 수 있고, 박희태 국회의장 역시 조기 직권상정에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만큼 한나라당이 전략적으로 시기를 다소 늦출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지만 한나라당 지도부는 일단 강경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 및 한나라당 창당 14주년 기념식 인사말을 통해 "한미FTA 비준을 더 이상 늦추는 것은 공멸하는 길이다", "인내에도 한계가 왔다", "우리가 하는 일은 국민의 요구에 의한 정당행위로, 처리해야 할 순간이 오면 망설이지 않고 바로 처리하겠다"는 등의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이는 24일 본회의에서 비준안을 처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홍 대표는 그간 11월 내 처리를 장담해 왔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유기준 의원도 "더 이상 기다리고 협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일축했고, 핵심 당직자는 "24일 비준안 처리를 위해 조만간 박 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협상파와 쇄신파 의원들은 비준안 단독처리에 따른 부담과 여론의 역풍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12월로 넘기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12월2일 예산안과 패키지로 처리하는 `원 샷' 방식 등도 거론된다.

협상파들은 아울러 "비준안을 24일에 단독처리할 경우 정국이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새해 예산안 합의처리마저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면서 "박 의장 입장에선 자칫 두 번 직권상정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는 만큼 위험 부담을 한 번으로 줄이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논리도 펴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일단 비준안을 24일에 처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상황 변화에 따라서는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종민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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