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정종민 선임기자] 국내 최초로 지역정당 관련 단행본 '주민에게 허라라! 지역정당(도서출판 쇠뜨기)'이 발간됐다. 

1961년 5·16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이 정당 설립을 제한하는 정당법을 통해 중앙당은 반드시 서울에 두어야 하며, 지구당은 5개 이상의 시도에 있어야 한다는 법을 제정한 이후 큰 변화없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지역운동이 활발한 곳에 지역정당을 설립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현행 정당법의 높은 장벽 때문에 번번히 실패에 그치고 말았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정치의 높은 장벽, 정치 불신이 가져온 우리의 현실을 다루고 있고, 2부에서는 국내외 지역정당의 경험과 사례를, 3부에서는 지역정당·직접민주주의가 가져올 유쾌한 상상을 그리고 있다. 

이 책은 복지국가소사이어티 · 지역정당네트워크·직접민주마을자치 전국민회라는 3개 단체가 지난해 하반기에  '지역정당학교'를 진행하고, 11명의 필자들의 원고를 묶은 책이다.

현행 정당법은 ▲중앙당은 서울에 두어야 하며 ▲5개 이상의 광역시·도에서 각각 1천명 이상의 당원을 두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주민주도, 지역중심의 정치활동은 원천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다. 

유럽이나 북미의 대부분 선진국의 경우 별도의 정당법을 두지 않고 있으며, 독일처럼 정당법이 있더라도 지역과 당원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지역별로 수많은 지역정당이 있어 지방의회에서 적지 않는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지역공동체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때문에 법외정당으로 이미 설립한 영등포(직접행동 영등포당), 은평(은평민들레당), 과천(과천시민정치당)의 지역정당은 국민들의 결사권 침해를 이유로 위헌소송을 제기해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심리 중에 있다.

시민들의 정치적 결사자유를 제한하는 현행 정당법의 모순과 문제를 정치권에서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의 이상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당법개정안에서는 시/도에서 100인 이상이면 자유롭게 지역정당을 설립할 수 있도록 했고, 올해 2월에도 윤호중 의원도 다시 비슷한 내용으로 정당법 개정을 발의했다. 

하지만 소수의 개혁적인 의원들만 관심을 보일 뿐, 기득권 정치에 익숙한 대부분의 더불어민주당과 국힘의힘 국회의원들은 정당법 개정에 뜻을 두지 않고 있다. 

이 책은 여의도 정치가 한국 사회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태에서 주민들의 직접민주주의와 지역정당이 정치개혁의 새로운 활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단행본을 기획한 윤호창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상임이사는 서문에서 “한국사회는 해방 이후 비약적인 성장을 거둬 경제적으로 선진국의 문턱에 진입했지만, 5년째 출산율 1.0 이하를 기록한 인류사의 전무후무한 일을 겪고 있으며 청년들은 헬조선이라 비난하고 있다"면서 "이는 정치와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탓이며, 직접민주주의에 기초한 지역정당이 새로운 혁신과 활력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추천사를 쓴 안성호 전 한국행정연구원장은 “87년 헌법은 엘리트 지배 대의민주제, 과잉 중앙집권제, 승자독식 다수제를 특징으로 하는 빈약한 민주정치의 결함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대의민주제를 보완하고 교정하는 직접민주제의 확충 △중앙과 지방이 권력을 공유하는 연방적 지방분권제 △제왕적 대통령제를 개혁하고 하원의 비례대표성을 강화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상원제의 도입” 등을 제시하고 있다. 

안 전 원장은 직접민주주의 기초한 지역정당이 이런 개혁들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중요한 힘이 될 수 있다면서 독자들의 일독을 권하고 있다.

지역정당 설립에 관심과 뜻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8월부터 지역별 출판기념회와 토크쇼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또한 지역정당 출판모임에 관심있는 지역은 사무처에 문의하면 행사지원의 도움을 받아 개최할 수 있다. 
주최 측은 올 하반기에 5개 지역에서 지역정당을 실험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크라우드펀딩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정종민 기자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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