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한 해 동안 3경 350조원이라는 돈이 파생상품 시장에서 거래가 된다고 한다.

1995년 처음 시작된 국내 파생상품 시장은 지난 2006년 1경의 시대를 열고 2008년 2경의 시장을 여는 등 거침없는 행보 속에 글로벌 금융위기, 가계부채, 경기 불황 등의 악조건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15년 만에 3경원 거래 규모의 시장을 연 것이다.

금융소비자협회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3경원이라는 돈의 규모는 강남의 10억 짜리 아파트를 3천만 채를 구입할 수 있고 이명박 대통령이 강행하고 있는 4대강을 4천만 강으로 확대하거나 대한민국 5천만 국민에게 나눠준다면 일인당 6억 원씩 나눠 줄 수 있는 규모이다"면서 "이정도가 3경원이다. 무상복지, 무상의료, 무상거주, 아니면 신생아까지 포함한 모든 국민의 로또가 될 수 있는 돈인 것이다"고 전제했다.

금융소비자협회는 "심지어 올해(10월 말까지) 장내 파생상품시장 거래대금은 1경 4천 226조 1천억 원으로 같은 기간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총 거래대금인 1천 908조 4천억 원에 비해 7.5배에 달하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거기에 국내의 파생상품 거래량은 37억 5천 200만 건으로 전 세계 거래량의 16.8%를 차지하고 있으며 2위인 독일 18억 9천 700만 건(8.5%)의 두 배에 육박하며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거래소 시가총액이 1천 95조 1천억 원(9월 말 기준)으로 세계 17위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우리의 파생상품 시장이 금융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민경제는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이런 큰 규모의 시장이 국내에 존재하지만 돈은 국내에서 돌지 않는 것만 같다. 왜냐하면 파생상품이라는 것은 오직 숫자놀이기에 3경원이 아니라 3천경원이 되어도 실물 경제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융의 파생상품 위주의 비정상적인 변화는 오직 숫자만으로 세상이 판단되고 그림 그려지고 있기에 신성하고 고귀한 노동의 댓가마저도 숫자로 판단되어져 무한대로 뻗어나가는 숫자의 요지경 세상에서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가고 있는 것이다"고 해석했다.

협회는 따라서 "그렇기에 금융을 규제해야한다. 오로지 1%만을 위한 숫자놀이를 그만두고 99%를 위한 금융으로 탈바꿈 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비대칭정보, 불완전 판매 등 모든 걸 소비자 책임으로 떠넘기고 탐욕스런 금융은 파생상품이라는 걸 들고 금융을 도박판으로 만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3경원이라는 거대한 시장의 판매 수익 및 운영 수익 등은 모두 금융의 1%에 집중되어있고, 99%의 고귀하고 소중한 땀은 모두 착취당하고 강탈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소비자협회는 "금융당국 역시 '옵션과 ELW 시장에서 국내 개인들은 외국인보다 경쟁력이 매우 떨어진다. 초단타매매를 하는 일부 개인들(스캘퍼)도 있어 소액을 투자하는 개인들은 먹잇감이 되기 쉽다'고 지적은 하지만 규제는 하지 않고 있다"면서 실례로 외환은행의 론스타의 관계를 대입시켰다.

협회는 "외환은행은 숫자장난으로 망가졌고 그걸 찾기 위해 무려 9년을 투쟁을 했다. 결론적으로 사법부의 유죄 판결이 났지만 5조원을 물어 줄 수도 있는 상황이다"면서 "이 허상의 숫자가 얼마나 깊이 우리의 삶 속에 들어와 있는지를 알 수 있고 금융당국이라는 곳 역시 지적만 있을 뿐 규제나 감독은 하지 않는 다는 것도 알 수 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저축은행은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외면이 있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보도자료에서 "금융을 규제하고 규제해야 한다. 그래서 금융사가 아닌 금융기관으로 되돌려야 한다"며 "문제 해결의 첫 번째로 외환은행의 징벌적 매각과 금융소비자보호구의 독립 설치를 해야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99%의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고 금융이 돈놀이가 아닌 사회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위해서 국가인권위원회 같은 금융소비자보호기구의 설립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소비자협회는 "적극적인 연대를 통해 독립적 금융소비자호보기구 설립을 위한 범국민운동과 독립된 금융소비자보호 기구를 만들어 금융소비자가 보호받고 보호되는 금융시장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고 밝혔다.

정종민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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