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이게 좋다, 저게 좋다" 백가쟁명식 해법이 난무하면서, 결국 쇄신안 논의를 한미 FTA 처리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지난 7일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홍준표 대표의 당 쇄신안에 대해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중앙당사를 없애고 공개 오디션 방식으로 정치 신인을 모집하는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는 것이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그 정도 쇄신안을 가지고 과연 국민들께서 한나라당이 변한다고 인정해 줄 수 있을 거냐?"고 반문했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당대표부터 모든 기득권과 부당한 관여를 하지 않겠다는, 이것에 대한 약속과 실천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화살을 홍준표 대표에게 겨냥했다.

홍준표 대표는 반발이 이어지자 쇄신 논의를 한미 FTA 비준안 처리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일단 한미 FTA 비준안 처리에 당력을 집중하면서 숨고르기를 하자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내 대권주자인 김문수 경기지사도 당내외 인사가 참여하는 비상국민회의 구성과 공천 물갈이를 제안하며 쇄신 논의에 뛰어들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한나라당의 안전지대로 분류되는 서울 강남이나 영남지역에서는 50% 이상 대폭 물갈이해야 된다"며 "박근혜 대세론에만 기대는 것은 위험 하다. 복수의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나라당 쇄신논의는 대권주자들의 이해관계까지 얽히면서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내년 4월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새로운 인물을 대거 영입하고 고령의원들의 자진 출마포기 등이 필요하다는 요지의 내부 전략 문건을 마련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연구소는 이 문건에서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원인을 진단하고 이를 토대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내년 총ㆍ대선 승리 전략을 제시했다.

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고령의원을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물갈이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어서 당내 논란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연구소는 20대는 포기 대상이 아니라 한나라당이 어떻게 접근하고 변수 관리를 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우군화(友軍化)가 가능한 대상이라고 결론지었다.

또 전략적인 정국 이슈관리와 함께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운다면 총선에서 선전할 수 있다며 `인물론'을 제시한 뒤 `경쟁력 있는 새로운 인물'의 대대적 영입을 통한 당 이미지 면모 일신을 핵심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대대적인 외부인사 영입으로 불리한 선거환경을 극복한 15대 총선과 고령의원 20여명의 자진 출마포기 선언 등의 쇄신으로 기사회생한 17대 총선을 전략적으로 벤치마킹하거나 잘 응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두언 여의도연구소 소장은 "내년 총선 필승전략은 결국 인물론"이라면서 "누가 봐도 경쟁력 있다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을 대거 영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민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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