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

[시사코리아저널=정종민 선임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과정에서의 기업결합 심사를 지연하면서 정치권은 물론 지방자치단체, 경제계, 사회단체의 거센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공정위가 산업계 발전의 '암초',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공공의 적'이 되고 있다"는 말이 곳곳에서 나올 정도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하려다 유럽연합(EU) 등 해외 경쟁국의 기업결합 승인을 받지 못해 결국 무산됐다.

그러나 이번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상황이 달라졌다.

당초 예상과 달리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 등 해외 7개국 경쟁당국이 모두 한화-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조기 승인했다.
되레 가장 빨리 서둘러야 할 우리나라 공정위가 심사를 미루면서 가장 큰 걸림돌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보다 못한 박종우 거제시장은 지난 4일 “거제시와 시민들은 대우조선해양이 하루빨리 정상화되어 지역경제의 중심축으로 다시 우뚝 서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해외 경쟁 당국의 신속한 기업결합 승인으로 그간의 부침과 방황을 이겨내고 성공적인 재도약의 발판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정상화와 지역경제 안정에 대한 시민들의 간절한 바람은 이제 9부 능선을 넘어 공정위 결정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정부가 유일한 수요자인 방산 시장에서 경쟁이 봉쇄될 가능성이 극히 낮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공정위는 조속한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를 위해 빠른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거제시는 자칫 공정위 결정 지연으로 정상화 되어가는 기업과 지역경제 발전에 차질이 없도록 공정위의 신속한 심사 촉구와 함께 관계기관 방문, 서명운동 등 가능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서일준 국회의원(경남 거제, 국민의힘)도 5일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관을 국회 의원실로 불러 공정위가 한화와 대우조선간의 기업결합승인 심사를 조속히 마무리 지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서 의원은 “지난 2월부터 튀르키예를 시작으로 영국, 일본, 베트남, 중국, 싱가포르, EU까지 주요 경쟁국들마저 승인한 기업결합을 공정위가 미룰 이유가 없는 만큼 조속한 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특히 ”조선업시장의 호황기와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 소식으로 이제 막 거제가 한 줄기 희망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며 ”모두가 더 이상의 혼란은 겪지 않아야 한다는 심정으로 이번 기업결합심사를 주시하고 있는 만큼, 공정위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

거제지역 경제계와 시민단체도 나서고 있다.

거제상공회의소(회장 김환중) 등 경제계도 건의문을 공정위에 보냈다.
상의는 건의문에서 "까다로울 걸로 보였던 유럽연합(EU)도 예상보다 빠르게 승인을 결정했는데, 우리나라만 되레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의는 이어 "경쟁사 불이익 발생 가능성이 심사 지연 요인이라고 하지만,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 결합은 업종이 다른 기업의 ‘수직 결합’이기에, 같은 업종끼리 결합하는 ‘수평 결합’과는 성격이 다르다"면서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실패했던 현대중공업 등 경쟁사들의 ‘발목 잡기’는 아닌지, 저희 거제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고 조속한 심사와 승인을 촉구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올바른매각을 위한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는 10일 오전 11시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공정거래위원회, 한화-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심사 조속 승인 촉구'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주요 7개국 기업결합 승인심사가 EU를 끝으로 마무리됐는데도 한국공정위가, 터무니없이 한화 핑계를 대며 심사를 지연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면서 "현대중공업의 방해를 의심하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공정위가 신속하게 심사를 마치고 한국조선산업이 건설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위원회는 오는 12일 오후 1시 30분 공정거래위원회 앞에서 항의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거제시발전연합회(회장 김수원)도 공정위 비판 성명을 7일 발표한데 이어 11일 시청 앞에서 항의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다.

정종민 기자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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