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재보선 이후 후폭풍 조짐이 감지되고 있는 민주당이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차기 전당대회 개최 문제를 놓고 마찰음을 내고 있다.

민주당은 손학규 대표의 임기가 12월18일 종료됨에 따라 잠정적으로 12월 11일을 전대 날짜로 잡아놓은 상태다.

하지만 민주당의 새 지도부 구성 논의는 야권 대통합 작업과 맞물리면서 통합에 방점을 두고 전대 문제를 볼 것인지, 아니면 민주당 쇄신론으로 대표되는 전대에 우선순위를 둘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주류 측은 전대를 통합전대 형태로 치르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어 조만간 본격화될 야권 대통합 논의의 성과를 이어받아 통합을 추인하는 성격의 전대로 가자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통합의 파트너들이 민주당과의 통합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에서 대통합에 지나치게 연연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내년 총선을 준비하려면 통합의 성사 여부를 떠나 연말까지는 당의 체제를 정비해야 하는데 통합 논의만 쳐다보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그동안 전대 출마를 준비해온 후보들이 강하다. 전날 개최된 의원총회에서도 민주당의 전대를 먼저 개최한 뒤 통합의 성과를 보면서 통합전대를 준비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한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통합을 추진하되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내년 총선 대비를 위해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며 "통합전대가 성사된다고 해도 시기가 내년 1월로 넘어가면 민주당은 아무런 준비를 할 수 없고 이것은 선거패배의 길"이라고 말했다.

김부겸 의원은 "선(先) 당내혁신, 후(後) 야권통합이 옳다"며 "야권 통합작업이 우리 내부의 문제를 덮거나 뒤로 미루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주선 최고위원도 "통합전대가 이뤄지면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 전대라도 먼저 해야 한다"며 "통합전대만 믿고 있다가는 민주당이 해야할 역할을 포기하는 결과까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종민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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