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은 피아니스트가 공연을 시작하기 전, 이날 공연에서 반주할 악보를 피아노 위에 놓고 연습하며 점검하고 있다.

○… 이날 2시간에 걸친 공연과 함께 어울어진 관객들은 성악가 못지않게 피아노 반주를 맡은 남자은 피아니스트에게도 많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태리 Roma Santa Cecilia 국립음악원 반주과 및 실내악과 최고과정을 졸업한 남 피아니스트는 출연 성악가들이 격정적으로 치달을 때면 같은 몸놀림으로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다가도, 오페라의 애절한 대목에서는 물이 흐르듯 잦아드는 선율을 선사해 “숨소리까지 묻었다”는 극찬을 들었다.
특히 앵콜곡으로 축배의 노래는 물론, 출연자와 청중이 모두 일어서 선구자를 부를 때에는 격정적인 피아노 반주로 '하나된 콘서트'의 분위기를 한껏 북돋웠다는 박수를 받았다.

이날 공연 4시간 전인 오후 3시부터 출연자들이 모여 리허설을 하면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리허설도 실전처럼 '진지'

○…공연에 앞서 오후 3시부터 시작된 리허설에서 출연자들은 실전을 뛰어 넘는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테너 임산씨는 관객들과의 호흡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리허설 도중 다른 출연자들에게 의견을 묻기도 하면서 곡 순서를 변경하는 자상함도 보였다. 이와 함께 리허설이 끝난 뒤에도 각자 대기실에서는 발성연습을 하는 소리가 간간이 새어 나오기도 했다. 남자은 피아니스트가 계속해 출연자들의 곡을 연습할 때는 리허설을 마친 출연자들이 다시 나와 곡을 맞춰보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관람객들이 모두 일어서 기립박수를 보내며 하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0대에서 70대까지 '열광의 도가니'

○…이날 공연의 주인공은 한마디로 청중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공연장을 찾은 이날 공연에서 관람객들은 너나없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마지막 곡인 '독도아리아'가 끝날 때는 모두 일어서 '브라비'를 외치며 앵콜을 요청했고, 선구자를 합창할 때는 관객들의 열띤 호응에 출연자들이 오히려 감동할 정도.
테너 임산씨의 재미있는 입담과 설명에는 웃음과 박수로, 흥겨운 음률이 나올 때는 박수로 장단을 맞추며 분위기를 같이 맞추는 성숙한 관객 매너를 보여준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은 하나같이 "클래식 공연이 이렇게 재미있는 공연인 것을 예전에는 몰랐다"고 이구동성으로 한마디씩.

공연이 끝난 후 한 중년 남성이 테너 임산씨에게 사인을 요청하고 있다.

○…공연이 끝난 후 테너 임산씨가 무대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사인을 부탁하는 모습들. 공연 팸플릿에 사인을 요청하는 여성 팬이 있는가 하면, 중년의 남성이 사인을 부탁해 오히려 임산씨가 당황해 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호박가족' 열정도 한 몫

호박가족 회원들이 입장객들의 편의를 돌봐주고 있다.

장기영  j329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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