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이 주최한 테너 임산과 함께하는 '나라사랑 독도사랑 콘서트'에서 출연자들이 모두 나와 '축배의 노래'를 열창하고 있다.

본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이 모두 일어서 기립박수를 보내며 하나되는 모습을 모이고 있다.

클레식 공연이 이렇게 재미있고, 가슴 뭉클할 수 있을까.
경남 창원에서 공연을 하는 성악가들과 객석에서 귀를 쫑긋 세우던 관객들이, 어느 순간 하나가 되는 가슴 뭉클한 장면이 연출됐다.

한글날인 10월9일 오후 7시 창원시 마산회원구 3.15아트홀 대공연장.
테너 임산과 함께 하는 '나라사랑 독도사랑 콘서트'가 열리고 있었다.
시사코리아저널이 주최하고 호박가족이 주관, 경남대학교와 경남은행. 농협이 후원한 이날 공연은, '나라사랑'이라는 주제까지 주어진 클레식 공연이라는 특성 탓에 시작부터 무거운 중압감이 공연장을 휘감았다.

테너 임산씨가 관객들과 스킨십을 하며 새로운 공연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시작과 함께 이날 공연의 주인공 격인 테너 임산씨가 갑자기 마이크를 들고 무대위에 등장했다.
보통 클레식 공연하면 막이 오름과 동시에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 또는 출연자들이 자랑할 수 있고 관중을 압도할 수 있는 곡으로 청중들을 사로잡는 것이 상례다.
시작부터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 클레식 공연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이날 임산씨는 마이크를 사용, 이번 콘서트의 배경을 간단히 설명하면서 관객들에게 클레식 공연에 대한 공부를 시켰다.
그러면서 객석을 향해 클레식 공연에서 남자 성악가가 노래를 잘 불러 앵콜을 요청할 때 부르는 소리(브라보.Bravo)와 여자가수의 경우(브라바.Brava), 혼성으로 노래를 불렀을 때 앵콜을 요청하는 소리(브라비.Bravi)를 물었다.
이탈리아어로 공연히 끝난 후 출연진들에게 성별에 따라 박수와 함께 보내는 '잘했다, 훌륭하다'는 의미의 찬사의 말을 설명하기 위해 꺼낸 말이다.

테너 임산이 공연을 시작하면서 관객과 먼저 스킨십을 하면서 감정표현의 소통 방법을 편하게 전달한 것이다.
당연히 이날 관객들은 출연자가 열창을 마칠 때 마다 우뢰와 같은 박수와 함께 '브라보', '브라바', '브라비'를 힘껏 외쳐댔다.

베이스 박태종 단장이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국내외에서 연주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소프라노 이은숙, 신라대.인천교대 강사를 거쳐 드림오페라단 단장인 베이스 박태종, 국민대와 명지대 콘서바토리 출강중인 소프라노 김영림씨가 이태리 민요 산타루치아(Santa Lucia)와 모짜르트. 푸치지 오페라 삽입곡 등을 열창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경성대.기독음대 외래교수인 테너 김지호는 로시니의 타란텔라 '춤'(La danza)을 자신의 기교를 총동원해 불러 청중을 전율케 했다.
마치 10월의 단풍이 8부 능선에서 삽시간에 계곡 아래로 번져 내려오듯 객석은 노랗고, 붉게 불들어 갔다.

소프라노 김유섬 창원대 교수의 리허설 장면.

창원대 교수인 소프라노 김유섬, 한국을 대표하는 성악가로 활동중인 테너 임산이 바통을 이어 받아 한국 민요 등 우리 귀에 익숙한 음률을 선사했다.
이날 피아노 반주는 서울대와 계명대에 출강하고 있는 남자은 피아니스트가 맡았다.

2부가 시작되자 테너 임산은 다시 공연 중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청중을 웃음의 도가니로 몰고 갔다. 흡사 토크쇼를 보는 듯 했다.
"40여개국을 돌며 공연하던 중, 어느 순간 '우리나라가 참 좋은 나라'라는 생각을 갖게 됐고, 나라사랑 콘서트를 준비했다"고 공연기획 과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올 한해 동안 서울.경기 지역 100개교를 순회하며 10만여명의 학생들을 상대로 ‘나라사랑 콘서트’를 벌이고 있는 과정에서의 에피소드도 곁들이면서 성악가들의 애환도 털어놨다.
관객들은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갑자기 요절복통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1부에 나왔던 성악가들이 다시 번갈아가면서 청산에 살리라, 언덕에서, 그리운 금강산 등 귀에 익은 우리 가곡을 들려주며 나라사랑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날 공연의 마지막은 테너 임산의 ‘독도아리아’가 장식했다.
국내 최초의 '정통 클래식 독도 음반'의 타이틀곡인 ‘독도 아리아’는 임씨가 직접 노랫말을 쓰고 유럽 8개국 순회공연까지 마친 곡이다.

테너 김지호 경성대.기독음대 외래교수가 열창하고 있는 모습.

모든 출연진이 무대에 나와 앵콜곡으로 이탈리아의 나폴리 민요인 오! 나의 태양(O' sole mio)과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중 '축배의 노래'를 부를 때는 객석이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이면서 격랑의 파도로 넘실댔다.
모든 청중이 기립박수의 연속이었고, 테너 임산은 마지막 곡으로 청중과 함께 부르는 노래로 '선구자'를 제안했다.

제안과 동시에 탄성과 함께 무대와 객석은 모두 일어선 채 하나 되어 '일~송정 푸른솔에~~'로 시작하는 선구자를 목 놓아 합창하며 어우러지면서 2시간에 걸친 테너 임산과 함께 하는 '나라사랑 독도사랑 콘서트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이날 공연에 앞서 분장실에서 기자와 만난 창원대 김유섬 교수는 “주제가 설정된 클레식 공연은 처음이어서 많이 설렌다”면서 “고향같은 곳에서 뜻 깊은 좋은 공연에 출연하게 돼 무엇보다 기쁘고,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생인 이수찬씨(22)는 공연이 끝난 뒤 “우리 젊은 층은 아이돌 가수들을 많이 좋아하고, 이들의 공연에 많은 젊은이들이 모이는데, 오늘 공연은 뭔가 가슴에 남는 여운이 있어 참 좋았다”면서 “우리나라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할 수 있는 이런 편안한 클래식 공연 이라면 다시 보고 싶다. 클래식 공연이 이렇게 재미있는지 몰랐다”고 소감을 말했다.

베이스 박태종과 소프라노 김영림씨가 모짜르트 오페라 가운데 일부를 열창하고 있다.

테너 임산과 소프라노 이은숙이 '환상속으로'를 열창하고 있다.

정종민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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